“준비하고 기다리면 언젠가 때가 올 것입니다”

하나증권의 장재건 상무(사진)는 올 해 합병 계획을 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현재 그는 연내 합병 성사에 대해선 낙관도 비관도 아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기간의 증시 침체, 그로 인한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합병 여건이 별로 좋지 않지만 또 동시에 이런 점이 오히려 합병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며 기회를 기다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분간은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하나증권은 과감한 확대보다는 안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확대 경영을 추진키 어려운 것이 업계의 공통된 현실”이라며 “솔직히 하나증권도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투자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영역에 대해선 주저없이 확실하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하나증권이 준비 중인 신규사업은 OTC 파생상품과 은행 내 영업소 설치 부문.

그는 “최근 여러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ELS 상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하나증권의 경우 약간 뒤처진 감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사실 그동안 인력 구성 등에 차질이 생겨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앞으로 홍콩 등지에서 전문인력을 영입, 조직이 정비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다음 달쯤 새로운 ELS 상품을 시장에 내 놓을 예정.

또 그는 은행 내 영업소 설치와 관련 “은행과 동일한 성격의 상품을 파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은행상품과 중복되지 않으면서 은행-증권 모두에게 상호 보완이 될 수 있는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나증권은 당장은 5개 정도의 시범점포를 운영하고 올해 안에 20개 정도의 영업소를 더 설치할 수 있도록 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자산관리영업과 금융상품영업을 중점적으로 담당할 금융센터를 2개 정도 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나증권은 인력·비용·자본 구조에 있어서 타 증권사에 비해 높은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전개될 시장상황, 특히 합병 상황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