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줄인 증권사, 임원 보수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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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9곳 배당축소…6곳 이사보수 한도 유지
"당국 보수체계 관리감독 방침에 배치"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윤동 김소윤기자] 증권사들이 실적난을 이유로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은 크게 줄이면서도 임원들에 대한 보수 한도는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10개 상장 증권사 중 9사가 전년대비 배당을 줄였다.

▲ 출처=금융감독원, 각 증권사.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 2012회계연도에는 배당금총액으로 483억원을 책정했으나 2013회계연도에는 74억원으로 84.68%나 줄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65.13%, 대신증권도 57.88% 배당금총액을 줄였으며, 나머지 증권사들도 20% 이상 배당금을 축소했다.

동양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은 2012회계연도에는 배당을 했으나 2013회계연도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둘 다 배당을 하지 않아 배당금총액이 줄지 않은 유일한 증권사로 꼽혔다.

이처럼 배당금은 크게 줄인 반면 사내이사의 보수한도는 유지한 곳이 많았다. 10개 증권사 중 6사는 한도를 유지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오히려 한도를 늘렸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은 "2013회계연도는 9개월 밖에 없고 2014회계연도는 12개월이기 때문에 분기 당 10억원 수준으로 한도가 결정됐다"며 "사실상 늘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증권사들은 배당금 축소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을 줄이면 최대주주가 가져가는 금액도 그만큼 줄어든다"며 "그간 증권업계가 실적이 줄어들면서도 고배당을 실시해 '대주주 퍼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을 생각해보면 배당 축소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 배당은 축소하면서도 실적부진의 책임이 있는 임원들의 보수한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당을 줄이면서 이사보수 한도도 같이 줄였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결국 주주들에게 지급해야할 배당금을 갹출해 임원들에게 몰아주는 격이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이사보수 한도 유지가 금융당국의 지도방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금융사 CEO의 보수체계가 실적과 무관하게 하방경직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일단 금융사 CEO들만 대상으로 살펴보지만 향후 임원까지 관리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이사보수 한도와 실제 지급과는 다르다는 항변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주총회 승인금액과 실제 지급하는 금액은 대체로 다르다"며 "한도는 유지했지만 실제 지급되는 액수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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