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초코파이, 이제 그만!"…이유는?
北 개성공단 "초코파이, 이제 그만!"…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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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북한사회애서 '초코파이'의 인기가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초코파이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최근들어 초코파이에 대해 경계감을 표출하는 것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북한 근로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초코파이가 최근 북측에 의해 거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왜일까?

15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북측 근로자의 대표인 직장장이 남측 업체에게 앞으로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제공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는 고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5월 중순 직장장이 초코파이 대신 고기나 밥을 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미 구입한 초코파이를 북한 근로자들에게 모두 지급하면 이달 중 다른 먹거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도 "북측 직장장의 요구로 6월부터 초코파이를 근로자들에게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초코파이 대신 달러를 원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등 관계기관을 통해 초코파이를 받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같은 현상이 특정업체에 국한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입주기업들은 북한 당국이 초코파이를 될 수 있으면 받지 말라고 근로자들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그동안 야근 등을 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초코파이를 1인당 하루에 10개 정도까지 지급해왔다. 초코파이가 근로의욕 증대에 효과가 크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그렇다면, 북한이 갑자기 '초코파이 알레르기'를 보이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초코파이를 거부하는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색된 남북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지난 4월 28일 남측 대북지원단체에 보낸 서신에서 남측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사전합의 없이 보내는 물품은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코파이 거부가 북한이 남한 물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의 하나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관련, 초코파이가 주로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점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초코파이 지급 중단을 요청한 이유라는 것.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초코파이 물량을 축소하거나 차단하려는 것은 악화된 남북관계, 내부 통제 강화 필요성, 외화 획득 의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돌맹이 하나가 견고한 담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되 듯, 북한 당국이 초코파이가 체제 위협의 단초로 작용할까 우려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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