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우외환'…국내시장 '아성' 흔들리나?
현대·기아차 '내우외환'…국내시장 '아성'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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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부재 '신차효과'에 의존…수입차 점유율 잠식 '더 큰 부담'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현대차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일부 신차를 제외하면 나머지 차종들은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렇다할 '스테디셀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수입차의 시장잠식은 가속화하고 있다. 이같은 '내우외환'과도 같은 '이중고'로 현대·기아차가의 내수시장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완성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 각각 출시된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2730대, 1만368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6.6%, 63.6% 증가했다.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 현대·기아차 올해 5월 차종별 실적 (자료 = 현대·기아자동차)
그러나 기존 판매 차종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현대차가 올해 1월~5월까지 판매하고 있는 승용차 10종 중에서 신차가 출시된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제외한 8종은 지난달 엑센트, 벨로스터, 아반떼, i30, i40,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모두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두자릿 수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일부 차종은 60% 이상감소했다. 전월인 4월 실적과 비교해도 8종 이상이 판매가 줄었다.

지난 3월~4월 등 최근 3개월의 실적을 봐도 엑센트, 벨로스터, 아반떼, 에쿠스 등 지난해 같은달 대비 감소세다. 특히 엑센트는 지난 5월과 4월 34.4%, 49.3%를, 벨로스터는 54.8%, 49.3%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2009년 출시된 K7은 2010년 국내에서 총 4만2500여대가 판매됐으나 2012년 2만100여대, 2013년 2만5000여대로 연간 판매 댓수가 반토막났다. 기아차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K5도 출시 첫해인 2010년 8만7000여대가 판매됐으나 지난해 판매량은 6만3000여대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이렇다보니 전체 판매 성적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아차는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 현대차는 그나마 6% 증가했으나 한국지엠 8.7%, 르노삼성 30%, 쌍용차 18.6% 등 경쟁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서는 저조한 편이다.

설상가상이랄까.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2011년 7.89%, 2012년 10.1%, 2013년 12.1%로 가파른 상승세다.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7만6460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6만1695대 보다 23.8%나 증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 전체 차종의 노후화를 감안해도 실적이 일부 신차 판매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신차효과'가 약화되면 전체 실적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신차 외의 차량 판매에서 급격한 감소를 보인다는 것은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수입차의 공세가 매섭고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3사의 판매 실적도 급증하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내수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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