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뛸라'…금호아시아나, 금호고속 인수戰 과열 경계
'몸값 뛸라'…금호아시아나, 금호고속 인수戰 과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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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 = 금호아시아나)

2년만에 매물로…"타 그룹 인수 부담될 것"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모태회사인 금호고속이 2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자 이를 되찾아오기 위한 전초작업에 돌입한 모습이다. 특히 다른 경쟁자들이 금호고속을 인수할 경우 더이상 '금호'라는 고유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고속의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 PE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는 지난달 금호고속의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012년 금호아시아나는 해당 사모펀드에 금호고속 지분 100%와 서울고속터미널 39%, 대우건설 12.3%를 합쳐 총 9500억여원에 매각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이 재매각될 경우 우선매수협상권을 갖는다는 조건을 달아놨기 때문에 현재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더불어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터미널이 작년 신세계와의 장기임대차계약을 통해 금호고속을 되찾아올 자금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금호고속을 되찾을 명분과 여건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3자가 이번 협상에 참여해봐야 실사 비용, 자문료 등 비용만 발생하는 등 실익이 없다는 것이 인수합병(M&A) 시장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금호고속은 호남을 대표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 박혀 있어 타그룹이 정서상 인수하기 부담스러운 매물로 인식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호고속은 임직원들의 로열티도 강해 다른 기업이 인수할 경우 지역 정서상 반발과 함께 임직원과의 잡음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이 다른 기업에게 넘어갈 경우 '금호'라는 고유 브랜드명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금호아시아나가 이례적으로 입장자료까지 내면서 금호고속 사수에 나선 것은 매각 가격이 턱없이 비싸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PEF가 금호고속을 3345억원에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며 "일부에서 금호고속의 매각가치가 6000억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몸값 부풀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로서는 금호고속의 몸값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금호아시아나에게 금호고속은 모태기업이라는 의미도 있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 6월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추모식에서 금호고속을 재인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박삼구 회장과 '형제의 난'을 일으키고 있는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역시 금호고속 인수 후보로 언급됐지만 직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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