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신용강등 공포 '고개'…악순환 우려
조선업계, 신용강등 공포 '고개'…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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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등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
조달비용 상승→실적악화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가 또다시 신용등급 강등 공포에 휩싸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중공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나이스신평은 전날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 '부정적'을 유지했다. 현대중공업은 'AA+'에서 'AA'로,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AA'에서 'AA-'로 한 단계씩 낮아졌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해양 및 육상플랜트 부문에서 과거 대비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 창출력 저하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날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 설정,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 추세, 유가 약세 등 악화한 수주 여건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9월 중순 현대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린 데 이어 지난달 말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같은 신용등급 하락 움직임은 비단 현대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기평은 대우조선해양의 기존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으며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A1에서 A2+로 낮췄다. 한신평도 지난 5월 '안정적'이었던 등급전망을 9월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한진중공업에 대해서도 BBB+였던 신용등급을 BBB로 한단계 낮췄으며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등급을 유지했지만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등으로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선업계는 저가수주 물량의 건조투입에 따른 실적저하와 운전자본부담으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내년도 역시 업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선업계 전반적인 신용등급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처럼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회사채 발행 금리가 상승,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들은 당장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실적에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신용등급 하락→자금조달 금리 상승→투자 어려움→실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조선사들은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가 및 수주 추이, 시장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인수합병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상황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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