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2020년까지 평균연비 25% 상향"
차세대 엔진으로 기존 모델 70% 대체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올해 수준보다 25% 향상시키기로 했다. 최근 국토부에서 연비 과장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싼타페에 이어 미국에서도 연비 논란으로 천억대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비 향상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같은 내용의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 △주요 차종 경량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 3대 실행방안을 수립하고 글로벌 연비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상반기 "2020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강화에 따라 자동차업체에게 연비 향상에 대한 강도 높은 주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6월 싼타페의 표시 연비가 허용 오차 범위(5%)를 초과했다는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차량 구매자들에게 자발적인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연비 과장 논란으로 조사를 받다 지난 4일 1억달러(한화 약 1073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해 여느 때보다 연비 향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TFT)'을 중심으로 단계별 연비 향상 목표와 실행방안을 수립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10종의 엔진 라인업 중 70%를 차세대 파워트레인 엔진으로 대체한다. 신규 가솔린 엔진을 개발해 기종수를 확대하고 중형 승용차에 장착되는 누우 엔진과 소형차에 탑재되는 카파 엔진 개선 모델도 선보인다. 강력한 성능과 함께 연비향상 효과를 갖춘 터보엔진 개발도 확대해 기종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디젤엔진은 현재의 'R엔진' 등을 대체할 신형 엔진을 선보여 상대적으로 디젤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전면 대응할 계획이다.
엔진과 함께 차량 연비 향상의 핵심 요소인 변속기 효율 개선과 다단화도 이뤄질 예정이다. 전륜6속, 후륜8속 변속기의 전달효율을 개선하고 현재 8속이 최대인 후륜 변속기도 다단화 한다.
현대·기아차 측은 "가솔린 엔진은 11~13%, 디젤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향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비향상을 위해 주요 차종의 중량을 5% 낮출 계획이다. 신형 쏘나타, 신형 제네시스, 신형 쏘렌토 등에 확대 적용됐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올해 33~52%에서 2018년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 경량 소재도 대폭 확대 적용한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내년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모델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라인업도 보강한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전 차급의 친환경 라인업을 확대키로 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연비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확실한 강점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뛰어넘는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