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아파트 옹벽 붕괴…'안전불감증' 여전
광주 한 아파트 옹벽 붕괴…'안전불감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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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40여대 매몰…인명피해 없어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광주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대화아파트의 인근 옹벽이 붕괴돼 차량 40여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해당 옹벽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재난취약시설로 구분돼 있지 않아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3시49분께 광주 대화아파트 뒤편 높이 15m, 길이 200m 옹벽 가운데 30m가량이 무너지면서 붕괴된 콘크리트와 흘러내린 토사가 바로 아래 주차된 차량 30~40대를 덮쳤다.

차량들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 공간이 없어 세워둔 것으로, 차량 내부에 머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는 1993년 9월에 준공됐으며 사고가 난 옹벽도 같은 시기 구축됐다. 제석산 밑자락을 절개한 지형에 옹벽을 세우고 그 밑쪽에 위치한 315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에는 옹벽 바로 앞에 있는 103동을 가운데 두고 101동과 102동이 양쪽에 있는 'ㄷ'자 구조로 지어졌다.

사고가 난 옹벽은 거의 90도에 가까워 안전사고가 우려됐지만 예방관리·점검 대상인 재난취약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 축대와 벽, 급경사지 등 붕괴 위험 등이 큰 시설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책임자가 별도로 지정하고 특별관리·점검을 받는다. 해당 지자체는 시설별 상태를 5단계로 구분, 등급에 따라 집중 관리한다.

재난취약시설은 얼었던 지반이 녹으면서 동결과 융해 현상이 반복돼 축대, 옹벽, 급경사지 등 붕괴 발생 우려가 높은 해빙기에 집중관리를 벌인다. 특히 대책 기간 동안 위험시설을 주기적으로 순찰하고 책임자는 비상 근무토록 돼 있다.

광주시와 남구 역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광주지역본부와 함께 취약시설에 대해 일제조사를 하고 특별교육도 시행했다. 그러나 붕괴된 옹벽은 취약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안전점검, 조사, 교육도 전혀 없었고 담당근무자도 지정되지 않았다.

현재 소방당국, 경찰, 공무원 100여명은 중장비 20여대를 동원해 무너진 토사를 치우고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 추가 붕괴 우려 여부를 확인한 뒤 후속 복구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파트 주변 CCTV 등을 통해 혹시나 사고 당시 옹벽 주변을 지나는 주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당국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아파트 입주민 105가구를 인근 초등학교로 임시 대피시켰으며 이후 현장이 수습 되는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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