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업권 칸막이 낮춘다…첫 은행-증권 임원 겸직
신한금융, 업권 칸막이 낮춘다…첫 은행-증권 임원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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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신한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은행과 증권사 임원의 겸직제를 도입한다. 개인자산관리(PWM) 및 기업금융(CIB)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열사 간 화학적 결합의 일환이다. 금융사들의 전통적 수익창출원인 예대마진 중심에서 비은행 부문으로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각 계열사의 '업권별' 업무를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모양새다.

21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임영진 신한은행 WM그룹장(부행장)과 이동환 CIB그룹장(부행장)을 책임임원으로 선임한다. 이사회 승인이 완료되면 두 부행장은 신한금융투자의 부사장직을 겸하게 된다.

신한금융은 앞서 지난 2012년 그룹 사업부문제(매트릭스) 조직을 출범하고 신한은행과 금융투자의 PWM, CIB 사업부문의 결합을 추진해왔다. 이미 2011년부터 복합점포 개념인 PWM센터를 양사가 함께 운영했고 2012년에는 신한은행 CIB 담당 직원들이 신한금융투자 IB조직과 한 사무실에 근무하며 협업을 시작했다. 그 성과로 지난달 중소·중견기업만을 전담하는 복합점포 격의 창조금융 플라자를 업계 최초로 개설해 운영 중이다.

임 부행장과 이 부행장의 경우 이미 신한지주의 임원직과 함께 신한금융투자의 비상임이사를 맡으며 사실상 그룹의 PWM, CIB 사업을 총괄해왔으나, 인사권은 각 사 소관으로 제한되면서 인사 발령과 성과 관리를 따로 진행하는 등 일관된 조직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의 복합점포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임직원 겸직이 허용되자 즉시 경영전략부서 주도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그룹장 겸직 시너지 검토를 진행해온 점도 이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임원 겸직을 통해 양사 직원들에 대한 동시 지휘권이 부여되면서 협력과 조율의 단계를 넘어 통제 시스템까지 갖추게 되는 것"이라며 "조직 관리와 적극적인 마케팅 추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고액 자산관리 위주의 금융지주 계열사간 한정적 협업에서 비계열 대형사간 협업, 여타 사업부문으로 금융권의 '경계 허물기' 현상이 가속화되는 만큼 이같은 인사 시스템이 다른 금융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로 절대적 수익 규모 성장의 한계가 있는 만큼 작은 부실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계열사 간 물리적 칸막이 뿐 아니라 실질적 경계까지 허물어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글로벌 금융사들도 업권별 구분보다 기능별 전문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추세"며 "예컨대 유럽의 유니버셜뱅킹의 경우 자산관리 사업부문 하에 은행, 증권 부서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 금융업이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저금리 시대에서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비은행업권 활용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복합점포 등과 같은 기능별 관리 경영이 활성화되는 추세인 만큼 금융사들의 임원 겸직 경향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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