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 변화, 업종별→금리메리트별 차별화
회사채 수요 변화, 업종별→금리메리트별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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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물 약세 압력, 시장 트렌드 바꿔"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금리 인하 여파 등으로 장기물에 대한 약세 압박이 진행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꺾인 모습이다. 이에 일부 장기투자기관도 A등급 회사채를 찾는 등 금리메리트별 차별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시장이 우량등급의 회사채를 선호하던 업종별 차별화에서 금리메리트가 있는 물량을 찾는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회사채 시장은 업종별로 차별화 양상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건설 쪽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반면 음식료 등 유통 업종은 수요예측에서 모두 성공했다.

다만 지난 3월 기준금리가 처음으로 1%대로 인하된 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에 잔존하면서 시장은 변화 조짐을 띄었다.

지난 4월부터 AA급보단 A급에 대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책정됐으며 금리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단기물로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후 회사채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지만, 오히려 추경 논란이 불거지면서 장기물 금리의 변동성은 더 확대됐다.

이에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회사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현대로템(A+)은 500억원 규모 7년물 모집에서 전액 미달을 기록했다. LG 실트론(A)은 700억원 규모 3년물 모집에서 수요가 470억원에 그쳤으며 현대스틸산업(A0)도 5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 수요예측에서 300억원의 기관 수요만 유입됐다.

반면 금리를 더 얹어주는 전략을 택한 경우, 회사채의 수요예측은 성공리에 마무리되고 있다. 최근 한화건설(A-)은 3년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90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회사채 발행규모를 400억원 증액했다. SK에너지(AA)도 2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7550억원의 기관 수요가 몰렸다.

근본적으로는 장기물에 대한 약세 압력이 가중되면서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추경 논란으로 장기물에 대한 거래는 부진한 상황이고, 안심전환대출 관련 MBS(주택저당증권) 이후 적격대출 관련 MBS가 발행돼 장기물의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시간으로 다음날 발표되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흐름도 장기물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6월 FOMC 성명서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진단을 주목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달 우량회사채 등급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많이 발생했던 만큼 장기투자기관의 투자방식의 변화도 엿보인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AA등급 이상에서 포스코나 중공업 등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20개 이상 됐던 만큼 AA급 이상 기업의 회사채는 담을 게 딱히 없는 상태"라며 "보험사조차 A등급을 담을 수 있도록 내규를 내부적으로 변경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귓띔했다.

전반적으로 단기물 위주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단기 스프레드는 추경 규모에 따라 85~90bp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물에 대한 매수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3년 추경으로부터 예상한 재정승수를 고려할 때 18~23조원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며 "이 경우 상반기 월 평균 국채 발행액 대비 하반기 30~40% 발행액이 증가할 것이고 FOMC 불확실성도 남아있고 MBS입찰도 진행 중인 만큼 장기채 저가 매수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후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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