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우리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5년 하반기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7%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주요 연구기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하반기 중 유가하락과 금리인하로 인한 구매력 개선과 주택시장 호조로 인한 건설투자 증가는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중국 등 신흥국의 부진과 원·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올해에도 대규모 세입결손으로 인해 정부지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겠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저금리·저유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개선에 따라 민간소비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비소비지출(이자, 보험 등) 부담 증가, 메르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개선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제조업 유휴설비 존재와 기업의 해외투자 선호로 낮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수부족에 따른 SOC투자 위축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연구소의 의견이다.
수출은 신흥국 경기부진과 석유류 수출가격 하락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는 인플레 기대심리 약화와 수요측면의 물가압력 부재 등으로 연간 0%대 상승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4분기 이후에는 유가하락의 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시중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물가 상승압력 강화로 글로벌 국채시장의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완중 팀장은 "경기부진으로 하반기 추경편성이 유력해졌다"며 "정책공조성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보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경험이나 달러화 강세의 부작용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의 일방적인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 금리인상을 앞두고 진행된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하반기 중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2011년 이후 5년째 분기별 성장률이 평균 0.7%(연율 2.8%)에 그치고 소비자물가가 3년째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성장·저물가 환경이 일상화되고, 가계부채 부담, 빠른 인구 고령화, 투자심리 부진, 세계교역 둔화 등 구조적인 흐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저성장·저물가 환경이 계속될 경우 가계부채 관리부담과 기업 신용위험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금융권의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금리반등 및 외화부채 환산손 등으로 금융권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기에는 이르다"며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합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전반의 역동성 제고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