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원유(原乳) 가격 동결 소식에 '반색'
유업계, 원유(原乳) 가격 동결 소식에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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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늘리는 게 급선무"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올해 원유(原乳)가격이 동결되면서 가격 인상 부담을 덜게 된 유업계가 반색을 표하고 있다. 원유 과잉으로 소비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동결해 소비를 촉진하는 편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원유가격 동결로 손실이 불가피한 낙농가는 이번 동결에 대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원유 기본가격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유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원유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1일부터 내년 7월31일까지 1년간 원유 기본가격은 전년과 같은 L당 940원으로 결정됐다.

보통 원유가격이 인상되면 그에 따른 제품가격도 오르는게 당연하지만, 시장에서 민감한 가격을 올리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업계는 원유가격 동결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반기는 분위기다.

A유업체 관계자는 "가격까지 올리면 더 힘들어지는데 가격인상 부담이 덜해져 반가운 일이다. 원유가격 올렸을 때 제품가 인상을 바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서도 원유가격 인상된 지 두 달 후에나 제품가격을 올렸다"며 "우유는 원가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 동결되서 제품을 많이 팔 수 있는 편이 더 낫다"고 말했다.

B유업체 관계자도 "원유가 남아도는데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가 침체돼 오히려 악순환이 될 것"이라며 "낙농가들 입장에선 원유가격 인상을 바라겠지만 유업계에서는 우유값 인상을 바라는 업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도 (원유가격) 못올렸지만 올해도 역시 경기가 좋지 않아서 동결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동결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업계는 원유가격이 동결돼도 제품 가공비용에 대한 부담은 업체 내부적으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고충은 배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C유업체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라 기본적으로 인건비, 팩값, 기름값 등 가공비용 자체는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감내해 오고 있다"며 "유업체 입장에서는 가공비용이 오른 부분을 감내하고 지금 상황에서 수요가 줄게 되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제품가격 인상은 거의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원유를 말린 분유 재고량은 1만8484t으로 12년 만에 사상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만t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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