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위험자산 회피 뚜렷…1130원선 돌파
환율, 위험자산 회피 뚜렷…1130원선 돌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로 달러화 강세가 급속히 이뤄졌던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130원선에 진입했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제안이 거부된 이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리스와 채권단의 새 협상안이 논의될 유로그룹 긴급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탓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마감가와 같은 1126.5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3.7원 오른 1130.2원에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 마감가가 1130원선을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16일(1131.5원) 이후 78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전장 뉴욕시장 마감 무렵 122.55엔에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마감시각 122.62엔으로 올라섰다.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같은시각 100엔당 921.56엔을 나타냈다.

밤새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대출한도를 890억유로로 동결했다. 그리스는 7일 유로그룹회의에 새 구제금융협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요청시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경기회복을 위해 개혁과 어려운 수단들을 실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그리스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확인 후 아시아 장에 이어 뉴욕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됐으나 환율시장은 급격한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장 마감시각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소폭 내린 1.1055달러에 거래됐고 엔·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한 122.55엔에 거래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월물은 오전 7시 30분 기준 전날 서울환시 마감가(1126.51원)대비 다소 오른 1127.02원에 호가됐다. 최근 원·달러 1월물 스왑포인트는 1.0원이다.

이날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26.5원에서 보합 출발해 장 초반 1126.2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오전 중 상승세를 확대하면서 1129원선에 진입했다. 오후 1시 40분을 기점으로 레벨을 한 차례 더 높이면서 1131.7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장 막판 상승세를 일부 반납해 1130.2원에 마감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그렉시트 우려가 서울 환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서 개장시에는 보합 수준으로 출발했다"며 "오전중 닛케이 지수가 상승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상승폭을 늘려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오후에는 외국인이 주식현물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역외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이날 밤 유로그룹 회의에서의 협상 진전 여부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우세했다"고 부연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장중 달러화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됐다"며 "네고 물량 유입이 제한된 가운데 중국 증시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역외 매수가 가세하면서 1130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일에 이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10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달러화 매수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