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유가불안…해운업계, 하반기도 악재 '겹겹'
그리스 사태+유가불안…해운업계, 하반기도 악재 '겹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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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수요 불균형…2분기 실적부진 우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국내 해운업계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로 유럽노선 사업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1069달러를 기록했던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운임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는 지난달 19일 사상 최저치인 556.72달러까지 떨어졌다. 최저점을 기록했던 2011년 12월16일(856달러)보다 300달러 가까이 차이가 난다.

중국 교역 국가별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CCFI)도 지난 3일 기준 1TEU당 790.65달러를 기록, 올해 초(1064.42달러)에 비해 25.7%나 급락했다.

해운업계 성수기인 3분기 역시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머스크와 MSC, CMA 등 유럽의 세계적 대형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앞세워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는 갈수록 늘어나는 해상운송 수요와 비효율적인 선박들을 교체하기 위해 5년간 150억 달러를 선박에 투자하기로 하고 올해 초부터 초대형 선박 발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 보유에 나서면서 선복량(적재량)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한진해운의 1분기 선복량은 63만3495TEU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 늘어난 반면 머스크의 선복량은 296만2682TEU로 같은 기간 11.5%나 늘어났다.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인해 연초 1400달러를 웃돌던 아시아 ~ 유럽노선 운임도 6월 TEU 당 20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7월 들어 879달러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악재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기록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보합세를 보이면서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그리스 사태도 해운업계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속속 노선에 투입하면서 유럽 노선 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1분기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던 국제유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선사들의 고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이번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줄은 2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1000억원을 하회하는 590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는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으로 유럽노선 상황이 예상보다 더욱 부진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년 보다 수요 역성장 추세가 강화되면서 구주노선 스팟(Spot) 운임은 한때 역사적 최저점을 하회했다"며 "실제로는 한때 유류할증료(Bunker Surcharge)를 제외하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한진해운, 현대상선은 노선 효율화 작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속한 'G6 얼라이언스'는 최근 아시아-유럽 노선 강화·효율화 방안을 마련, 기존 아시아-유럽 노선 중 Loop7에 폴란드의 그단스크를 기항지로 추가해 인근 발트 해역과 동유럽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진해운도 지난 9일부터 현대상선, 대만선사 양밍과 함께 아시아-남미 서안 직기항 서비스 'WLX(West Latin Express)'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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