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내년 하반기부터 '기술신용평가' 직접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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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 개요. (사진=금융위)

금융위,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 발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시중은행이 기업의 기술신용정보(TCB)를 직접 평가해 대출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국내 18개 은행 부행장과 함께 '제1차 기술금융 개선 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금융위는 지난 6월 공개한 '기술금융 체계화 및 제도개선' 대책의 주요 후속조치 차원에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TCB 평가에 나설 수 있도록 단계별 평가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우선 금융위는 자체 TCB 평가 실시단계를 총 4단계로 나누기로 했다. 이 단계는 은행의 TCB 전문인력수와 평가서 수준, 실적 요건과 기타 요건을 고려해 예비실시(레벨1), 정식실시(레벨2·3), 전면실시(레벨4)로 나눠진다.

은행의 자체 TCB 평가 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심사는 매년 1~2월, 7~8월에 실시하는 기술금융 실적(TECH) 평가 때 함께 진행된다. 심사 결과는 매월 2월 말과 8월 말에 TECH 평가 결과와 함께 발표된다. 금융위는 TCB 평가를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행하면 평가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돼 궁극적으로 기술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기술금융 역량을 확충하는 은행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금융위는 자체 TCB 평가 단계를 높일수록 자체 평가에 기반한 기술신용대출 가능 금액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레벨2 단계는 해당 은행의 직전 반기 TCB 대출 총액의 20%, 레벨3 단계는 총액의 50%, 레벨4 단계는 제한을 없애는 식이다. 다만 TCB 평가의 품질 유지를 위해 평가인원당 자체평가 건수는 제한해, 평가인력(전문+양성) 1인당 최대 월 10건의 자체 TCB 평가만 가능하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내년 상반기 예비단계를 거치고 나면 하반기에는 정식단계인 레벨2에 진입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신용대출이 은행 자체 TCB 평가에 의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6년 하반기 기술신용대출 규모 예상치인 10조원의 15% 수준이다.

이어 2017년에는 전체 TCB 대출예상치의 25~50%인 5~10조원 규모가 자체 TCB 평가로 집행될 전망이다. 대출금액에 제한 없이 자체 평가를 통해 기술신용대출을 공급하는 레벨4 은행이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의 자체 TCB 평가가 활성화돼 기술신용대출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20년 이후에는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해 중소기업 여신심사 전반에 적용하는 은행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실질적인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반영하지 않는 '무늬만 기술금융'을 방지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기존 중소기업 대출의 연장이나 대환, 증액이나 신규대출을 별도로 집계해 평가하기로 했다.

이같은 실적평가 기준을 적용해 7월 중 기술신용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2조6000억원 중 2조2000억원(83%)이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신용대출 41조8000억원 중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이 17조8000억원(42.7%)으로 집계된 데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올해 7월까지 기술신용대출 평가액 공급 규모는 15조3000억원으로, 연말까지 26조원이 공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TCB 대출 체계를 보완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금융위는 업력 7년 이내 신생 기업의 경우 TCB 평가를 7일 이내에 완료해주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평가대상 기업의 약 20% 이상이 우선평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내달부터는 모든 평가기업에 대해 기술신용평가 전후로 유선 안내(해피콜)를 실시한다. 현장실사 전에는 평가자, 평가절차, 필요자료, 현장실사를 위한 방문시기 등이 안내되며, 실사 후에는 평가자의 전문성과 윤리성, 부당행위 여부 확인과, 평가 진행상황이 전달된다.

금융위는 우선 올 4분기 이행사항인 투자형 TCB 모형 개발(10월), 기술금융 전문 자격증 체계 수립(11월), TDB 정보체계 개편(12월)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기업 설명회, 은행권 관계자 대상 간담회를 열어 개선방안을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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