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0분 만에 '뚝딱'…혼다코리아 'CS 1위' 비결
[르포] 30분 만에 '뚝딱'…혼다코리아 'CS 1위'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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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5대 중 1대가 수입차인 시대다. 한 달 새에 2만대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로 수입차 시장이 커졌지만 사후 관리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대에 이르는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고도 오랜 대기 시간이나 불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수입차 오너들이 허다하다. 판매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각 딜러사의 테크니션(자동차 정비사)을 대상으로 '서비스 스킬 경진대회'를 개최해 왔다. 영업 일선이 판매를 담당한다면 이들은 이미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후서비스(AS)를 맡고 있는 인력으로,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이들의 기술 향상과 업무 촉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부문 개인 및 단체전 △판금/도장 △서비스 어드바이저(Service Adviser) △부품 등 5개의 분야로 나눠 고객 응대부터 수리와 정비, 부품 주문까지 AS 과정에서 이뤄지는 업무 전반을 평가한다.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 수입차 PDI 센터 인근의 혼다 트레이닝 센터에 전국 각지에서 온 혼다코리아 전문 테크니션이 정비 기술을 겨루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가 대회 10회째인 만큼 이날 현장의 열기는 상당했다. 8개의 딜러사에서 출전한 52명의 선수들은 저마다 얼굴에 긴장과 기대가 가득했다. 반복된 연습으로 손목에 파스를 감고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동료 직원과 전략을 논의하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 단체전을 치르는 선수들은 좋은 팀워크를 위해 대회 전 합숙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 (사진 = 송윤주기자)

개인전은 제한 시간 30분 내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어코드 차량을 두고 고장 원인들을 찾아내고 먼저 시동을 거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매뉴얼에 맞게 수리를 하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각각의 검사관들은 선수 옆에 붙어 서서 기름때가 묻지 않도록 시트와 엔진룸 주변에 커버를 씌우는 지, 스패너와 같은 작은 도구 하나까지도 바르게 사용하는 지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옆 부스 서비스 어드바이저 부문에서는 고객 역할을 맡은 시험관이 팔짱을 끼고 쉴 새 없이 까다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보증기간이 아직 남았는데 65만원이나 내야 한다고요?", "다른 센터에 맡기면 (부품을) 때우는 걸로 될 텐데 굳이 교체해야하는 이유가 뭡니까?", "대기 시간은 왜 이렇게 길어지는 거예요?" 고객과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상담 직원들의 응대력과 위기 대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실제 상담 상황을 재현한 것이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대회에 출전한 박영민(34)씨는 "10년째 경진 대회가 이어져 오면서 서비스 직원들끼리는 출전을 위해 자연스럽게 후배가 선배의 노하우를 이어받는 문화가 생겼다"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직원 개개인의 이력 관리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열의를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자들은 오는 12월 타이완에서 열리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서비스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부품과 판금/도장 등 다른 부문의 우승자들에게도 오는 10월에 열리는 동경 모터쇼와 혼다 일본 본사와 박물관 등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박종석 혼다코리아 상무는 "서비스 스킬 경진 대회는 테크니션들이 스스로 경쟁하며 실력을 키우고 딜러사 직원끼리의 결속력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이 같은 대회를 AS 뿐 아니라 영업 부문에도 확대하는 등 지속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시장 진출 당시부터 고객만족도(CS) 1위를 강조하며 전담팀을 꾸려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서비스 경진 대회를 포함해 분기별로는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로 직원이 각 매장에 암행감사를 나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정우영 사장이 직접 일일 콜센터 직원으로 나서 고객 응대를 하며 불만 사항을 듣기도 했다. 또 정비 서비스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2명의 테크니션이 1대 차량을 맡아 30분 내에 점검을 끝내는 '퀵샵'을 운영 중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수입차 판매가 늘어갈수록 AS 품질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혼다의 서비스 스킬 경진 대회가 자동차 업계에서 고객 서비스 만족의 롤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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