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례 기자간담회…"카드수수료 인하는 '관치' 아냐"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당장 주택분양시장 집단대출에 대해 직접 규제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4일 중구 금융위원회 1층 기자실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갖고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집단대출에 대해 "은행들이 잘 심사해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적정하게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자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을 칭하는 것으로, 최근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집행된 중도금대출은 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증가액 3조1000억원의 3배다. 이주비 대출 증가액도 지난해 연간 증가액(1조6000억원)의 2배를 넘은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집단대출을 거절하는 현상이 빈발한 데 대해서는 "집단대출이 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맥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지, 부작용이라고 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관련 점검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대출과정과 사업성 평가에 관한 점검 및 컨설팅 차원"이라며 "은행권이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지, 검사 차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일각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관치금융은 법에 정해지지 않은 룰을 통해 임의로 금융사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카드수수료 인하는 관련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른 것인 만큼 관치라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수수료 인하에 대해 "적격비용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익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을 분석하고, 이를 중소·영세 가맹점에 주려는 취지"라며 "취약 계층에 대한 시장 실패를 막기 위해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감독규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5년간 기존가입자 혜택을 폐지할 수 없도록 해, 기존 카드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 현장검사를 통해 카드수수료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동향을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이날 금감원이 시중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을 불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이미 지난 2일 채권단이 협의회에서 합의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시중은행들은 협력업체들에 대한 여신지원을 하겠다고 이미 합의를 했고,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전체적인 구조조정 방향과 은행들의 애로사항을 체크하는 차원에서 채권단을 모은 것"이라며 "강압적인 요구가 아니라 점검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하지 않다. 아직 가격 산정 등에 이를 정도는 아니지만 매각구조와 관련해 의지를 갖고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매각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이날 11월 주요 금융개혁 추진과제로 △금융민원·분쟁처리 개혁방안 △연금자산의 효율적 관리와 연금화 확대방안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영업행위 규제개혁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고가차량 자동차보험 개선 등을 꼽았다.
금융위는 사적연금의 발전을 통해 국민의 노후 안전판을 위한 '연금자산 효율적 관리와 연금화 확대방안'을 경제관계장관회의 논의 이후 금융개혁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금융 현장점검은 지난달 중소벤처기업과 상장준비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 이어 이달에는 금융소비자로부터 애로사항을 수렴한다. 이를 위해 업권별로 금융소비자, 금융사 소비자 실무부서 직원으로 금융소비자 '현장메신저'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여신제도 선진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은행연합회 주도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조조정 원칙과 절차, 방식, 조직 등 시스템을 정비할 예정이다. 또 부실기업에 대한 여신을 축소한 지점장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여신 관련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아울러 유암코가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투자대상 회사를 이달 중 선정하는 등 구조조정 업무를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