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동국제강 구조조정 '박차'
현대제철 M&A 통해 경쟁력 제고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철강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매각, 사업구조 개편 등 자체적 구조조정에 중점을 두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3분기까지 해외그룹사 9개사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상반기에 뉴알텍, 포레카 등 국내 계열사 매각과 캐나다 석탄광산, 포스코우루과이 등 해외사업을 매각했다. 포스코는 해외 생산법인 자금 지원 기능을 해온 포스코인베스트먼트를 포스코아시아와 합병시키는 등 저수익 사업법인 총 9개사를 매각 및 청산했다.
포스코는 오는 2017년까지 총 89개사를 매각, 청산, 합병 등으로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정리대상에 올라있는 국내 계열사로는 철강과 거리가 있는 포스하이알, 포스코엠텍, 포스코LED, 포스코패밀리전략펀드, 포스코 ESM 등이 꼽힌다.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017년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는 22개, 해외법인은 117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전체 사업구조를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4대 부문으로 재편할 방침이다"며 "구조조정의 핵심은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사업구조 재편 보다는 자동차강판을 주력으로 하며 내실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자동차강판 인하 압력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안정적인 수요처가 있어 국내 철강업체 중 가장 상황이 좋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워크아웃에 나선 동부제철을 인수할 수 있는 철강업체로 현대제철을 꼽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세아그룹과 함께 특수강 분야 국내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6월에는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 합병했고, SPP율촌에너지도 인수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 이후 연산 100만톤 규모의 당진 특수강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은 내년 2월 생산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대제철의 사업 구조개편은 없을 전망이다"면서도 "시장성이 있고,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수 합병을 통해 국내 철강업 구조조정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사옥 페럼타워 매각, 포항 후판2공장 폐쇄 등 활발히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포항 후판2공장은 내년 상반기경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동국제강 측은 예상하고 있다. 다음달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브라질 제철소는 최근 가동 시점이 내년 2분기로 연기됐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다방면의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되고 있다"며 "과거 매출의 절반 이상이 후판이었지만, 이제 냉연도금, 철근 등으로 비중이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 같은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업계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구조조정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며 "사업재편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속히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