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고소득자, 화천군 저소득자보다 15년 더 산다"
"서초구 고소득자, 화천군 저소득자보다 15년 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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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서울 서초구의 고소득층은 강원 화천군의 저소득층보다 15년이나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공동연구팀은 10일 서울 마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9~2014년 국민건강보험 자료 2억9400만건과 146만명의 사망신고자료를 토대로 전국 17개 시도와 252개 시군구의 소득수준에 따른 기대수명을 분석했다. 기대수명은 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년 수를 뜻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 전국의 모든 시군구에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국 평균으로 따지면 소득 상위 20%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0세로, 소득 하위 20%에 속한 이들(77.59세)보다 6.12년 더 길었다. 소득과 거주지에 따라 기대 수명은 15년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고소득층(상위 소득 20%)의 기대 수명은 86.19세로, 강원 화천군에 사는 저소득층(하위 소득 20%)보다 15.2년이나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서초구는 고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강원 화천군은 저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가장 낮은 지역이다.

같은 지역에 살더라도 소득 수준의 분포에 따라 기대수명의 편차가 심했다. 시군구를 기준으로는 같은 지역 내에서 소득에 따라 기대수명이 짧게는 2년, 길게는 12년까지 차이가 났다.

강원 화천군의 경우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은 83세였지만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은 71.01세로 고소득층이 12년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용인 수지구는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86.12세)과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84.30세)이 2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광역시도를 기준으로 지역내 소득수준별 기대수명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강원이었다. 강원의 고소득층은 기대수명이 83.05세로 이 지역 저소득층(74.96세)보다 8년을 더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기대수명 차이가 4년에 불과해 소득수준별 격차가 가장 적었다.

한편, 서울 서초구 다음으로 고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높은 곳은 경기 용인 수지구(86.12세) 경기 성남 분당구(86.04세) 서울 강남구(85.97세) 경기 과천(85.95세) 등 주로 상류층과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지역이었다.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이 낮은 곳은 강원 화천군을 비롯해 철원군(71.18세) 경기 가평군(71.28세) 전남 고흥군(71.97세) 경북 청송군(72.15세) 등 소득이 낮고 고령자가 많은 농어촌 지역이었다.

강영호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장은 "평균 소득과 의료기관이 적은 농촌 등은 도시지역보다 기대수명이 짧고 상·하위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의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보료보다 정확한 소득자료를 토대로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을 분석하면 이 같은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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