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내년 3~4회 추가 인상"…3월 FOMC '주목'
[美 금리인상] "내년 3~4회 추가 인상"…3월 FOMC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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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인상 경로로 향하고 있다. 빠르면 3월부터 4차례의 금리 인상 전망이 유력한 상황이다.

연준이 첫 금리 인상 시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점진적' 인상 방침을 밝힌 만큼 내년 1월 FOMC까지는 추가 인상 기대가 잠잠해지겠으나, 연간 4차례의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는 만큼 3월부터 금리 인상 기대가 살아날 것으로 관측된다.

◇ 연준, 점진적 금리인상 시사

이날 새벽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제로금리(0.00%~0.25%)에서 0.25%~0.50%로 0.25%p(25bp) 인상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 따르면 연준은 향후 이자 목표 범위와 추가 조정시기, 조정폭 결정에 있어 고용·물가 목표와 기대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할 방침이다.

연준은 "현재 인플레이션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현 상황과 앞으로의 예상을 주의 깊게 모니터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 이자를 점진적으로만 올리도록 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달성된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머무를 것"이라고 덧붙여 점진적 속도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날 발표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 17명이 내다본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1.375%로 지난 9월과 같았다. 내년에만 4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 2bp씩 3번 인상을 내다본 시장 전망과 유사한 수준이다.

오는 2017년 말의 중간값은 2.4%로 이전(2.6%) 수준보다 다소 낮아졌고, 2018년 말 중간값은 3.4%에서 3.3%로 하향됐다. 종합하면 내년 4회, 2017년 4회, 2018년 3~4회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장기금리 목표치는 3.5% 수준이다.

특히 연준이 올 들어 처음으로 내년 금리 점도표를 하향 조정하지 않은 점과 만장일치의 금리 인상 결정은 내년들어 1% 가량의 금리 인상 필요 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GDP증가율은 기존보다 0.1%p 상향한 2.3%로 제시하고 실업률도 각각 4.7%로 하향 조정한 점은 내년 경기 상황과 노동시장에 대한 낙관적 평가로 긴축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향후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완만한 통화정책 정상화가 필요한 만큼 분기 별로 1회의 금리 인상은 단행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상을 미루면 향후 급작스럽게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며 "제로 금리 수준의 유지는 경기 침체에 맞설 무기를 지닐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향후 5년 안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더라도 미래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장일치 동결 결정과 달러화 강세 우려에 대한 별 다른 언급이 없는 점도 금리 인상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다음 금리인상 시점은 3월?

일단 시장은 내년 1월 FOMC를 한 차례 넘긴 3월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연방기금(FF)선물 금리에 반영된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6.7%에 불과했지만, 3월과 4월에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각각 41.3%, 47.4%로 비교적 높게 반영하고 있다.  6월과 7월로 전망 시계를 넓히면 각각 65.4%, 96.2%로 확대된다.

로이터통신이 연준과 직접 거래하는 프라이머리 딜러 21개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3개사가 연준의 차기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1분기로 지목했다. 나머지 8개 사는 내년 2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주요기관 이코노미스트 78명 중 56.4%(44명)는 연준이 내년 1분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연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에도 미국 경제가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올 겨울에는 엘리뇨 효과로 이상 한파가 없어 내년 1분기에도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음 금리 인상은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물론 3월 인상 전망의 전제는 경기의 기조적인 회복세와 함께 물가 상승률의 견조한 흐름이다. 옐런 의장은 "장기 물가전망이 안정적이지만, 앞으로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추가 인상은 유보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국제유가 급락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진행된 만큼 내년 초부터는 지표 상 물가 상승세의 둔화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주거비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내년 물가 오름폭을 확대할 요인으로 꼽힌다.

그보다 완만한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나 오히려 둔화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나 신흥국 경제 관련 불안, 달러화 강세 압력이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된다면 금리 인상이 추가로 단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황이 과거와 같은 금리 인상 속도를 견딜 만큼 회복세가 견고한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며 "자산가격의 상승을 바탕으로 양호한 소비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업이나 에너지 부문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고 달러화 강세도 미국 기업에 추가 부담을 주는 만큼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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