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팝콘은 '칼로리 폭탄'…섭취권고량 이틀치
영화관 팝콘은 '칼로리 폭탄'…섭취권고량 이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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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플렉스 팝콘세트의 평균 영양성분. (자료=한국소비자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주요 영화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팝콘세트를 먹을 때 '살찔' 걱정을 해야 한다. 당과 포화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4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9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팝콘세트 대용량 18개와 중용량 18개의 성분 시험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9개 영화관은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대한극장 △서울극장 △야우리시네마 △SFX시네마 △MMC만경관 △대영시네마 등이다.

조사결과 대용량 팝콘세트를 성인 2명이 함께 먹을 경우 을 경우 1인당 1001칼로리, 당류 114.9g, 포화지방 11.1g을 단시간 내에 섭취하게 된다.

이를 성인 하루 섭취권고량과 비교해보면 열량은 41.7%, 당 229.8%, 포화지방 74.0%에 해당한다. 당의 경우 섭취권고량 2일치 이상을 한번에 섭취한 것과 같다.

특히 '달콤·캐러멜' 팝콘을 섭취하면 1인당 1일 권장열량의 44.9%, 당류 섭취권고량의 263.2%, 포화지방 섭취권고량의 76.3%로 영양성분 수치가 늘어난다. 달콤·캐러멜 팝콘의 당 함량은 '일반·고소·어니언·갈릭' 팝콘에 비해 8.3배나 높았다.

9개 영화관 중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메가박스의 단맛팝콘이었다. 290g 안에 109.6g의 당이 포함됐다. 어른 2명이 나눠 먹어도 성인 1명의 하루 당 섭취량을 웃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청소년을 포함한 대다수 영화 관람객이 팝콘을 단품보다 세트메뉴로 구입하고 있다"며 "관람객이 단시간 내에 과다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영화관에서 손쉽게 팝콘을 구매하지만 영양성분은 알 수가 없다. 영화관 식음료판매 매장은 식품접객업으로 분류, 제품에 영양성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이번 조사에서 영화관이 팝콘세트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팝콘세트의 중량변화 대비 가격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팝콘은 대용량과 중간용량으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중량차이가 평균 3.5배에 달했다. 반면 가격 차이는 500원 정도에 불과했다. 영화관 입장에서 팝콘 원가가 그만큼 낮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해 3월에는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이 롯데시네마 본사를 방문해 서비스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개선 사항에는 팝콘 가격의 폭리 문제가 포함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팝콘 원가가 낮아 영화관의 관련 수익 규모가 많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며 "용량별 낮은 가격 차이는 대용량 팝콘 구매로 이어지면서 관람객이 높은 수준의 열량, 당분을 섭취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9개 영화관 사업자에게 제품 겉면에 영양성분, 함량, 원재료를 표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영화관 사업자의 자율영양 표시확대를 요청하기로 했다.

▲ 각 영화관별 팝콘의 영양성분 비교. (자료=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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