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금융위원장 김병환 내정···'PF·가계부채' 과제 산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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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임명 11개월 만에 장관 '파격 인사'
거시경제·글로벌·금융정책 두루 '능통'
尹정부 2기 경제팀 완성···밸류업도 '속도'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병환(53) 기획재정부 1차관은 차관으로 임명된 지 1년도 안돼 장관급 자리에 오를 정도로 경제·금융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현 금융위 1급 간부 및 국장급 고위공무원들보다 나이가 어린 최연소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여러 방면에서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란 평이다.

김 차관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낙점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2기 경제팀도 완성됐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2기 경제팀이 주축이 돼 금융시장 안정, 금융산업 발전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위 수장으로서 김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도 산적하다.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기를 앞두고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고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에도 성공해야 한다.

1971년생 경남 마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재부 출신이지만 사무관 시절 재정경제원에서 금융정책실, 금융정책국 등을 거치는 등 금융정책 업무 경험이 상당하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1차관 등 거시정책 관련 요직을 맡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 경제 관련 국정과제를 구현했으며 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하는 등 윤 정부 경제·금융정책 브레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8월부터 기재부 1차관을 맡아왔다.

◇최우선 과제 '부동산PF·가계부채'···밸류업 힘 실린다

금융위원장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부동산PF 부실 정리다. PF 부실 문제는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잠재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부터 PF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 5월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정상 PF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을 가려내는 사업성 평가가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부실 사업장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면서 금융·건설업계의 충격은 최소화되도록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가계부채 안정화에도 나서야 한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과 주택거래 증가, 대출규제 막차심리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주요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3년 만에 최대로 증가하는 대출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금융위가 이달 도입 예정이었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두 달 연기한 것을 두고 가계부채 관련 정책이 일관성 없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필요가 커진 상황이다.

김 후보자도 이날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부동산PF와 가계부채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를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대출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년 정도 떨어져왔고 올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하반기 각별히 유념하면서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경우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데, 김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으로서 세제 정책을 총괄해본 경험이 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기재부 브리핑에서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세제 지원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밸류업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尹 2기 경제팀 새 진용···최상목과 '손발'·이복현과 '선후배'

김 후보자의 차기 금융위원장 지명으로 윤석열 정부의 2기 경제팀도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말 임명된 최상목(61)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박춘섭(64)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손발을 맞춰 금융정책 방향 설정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최 부총리와 김 후보자는 기재부와 대통령실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최 부총리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던 2013년 김 후보자는 자금시장과장을 지냈다. 2022년 최 부총리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맡았을 때 김 후보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박춘섭 현 경제수석도 나라의 살림을 꾸리는 기재부 예산실장 출신이다.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호흡을 맞추게 될 이복현(52) 금융감독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김 후보자과 이 원장은 각각 서울대 경제학과 90학번, 91학번으로 1년 선후배 사이다.

현 김주현(65) 금융위원장의 경우 금융정책을 이끄는 수장이지만 앞으로 나서지 않는 성향으로 인해 이복현 원장의 존재감이 더 부각될 때가 많았다. 공매도 등 예민한 금융정책 이슈에 대해 말을 아꼈던 신중한 성향의 김 위원장과 달리 이 원장의 경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국 간 '엇박자'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위와 금감원 간 불편한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김 후보자와 이 원장의 경우 젊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관계가 새롭게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 후보자의 경우 리더십을 바탕으로 굵직한 경제정책들을 조율하고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보다 주도적으로 금융정책을 이끌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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