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탁 '3重苦'
은행 신탁 '3重苦'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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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고 감소, 채권매매 어려움에 시장정보까지 부족
시중 은행 신탁팀들이 채권시장 경색으로 수탁고가 급감하는 가운데 매매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정보수집도 여의치 않아 3중고를 겪고 있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시중은행 신탁 수탁고는 4월말 기준 총 128조원으로 이중 60조원 재산신탁을 빼면 약 68조5천억원이 금전신탁으로 남아 있다. 작년 말 73조7천억원에 비해 넉 달새 5조2천억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특정금전신탁에서 약 1조3천억원 줄었으며 불특정금전신탁에서 3조9천억원 줄어들었다.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터지면서 특정금전신탁, 불특정금전신탁 할 것 없이 모두 수탁고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우리은행 신탁팀 한 관계자는 수탁고가 8조원에서 7조원으로 몇 달새 1조원이나 빠져나갔다며 SK글로벌 사태 등 주위 환경이 나빠져 자금운용에 제약이 많다고 밝혔다. 국민은행관계자도 1조원 이상 빠져나가 현재 14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했다.

수탁고 감소 뿐만 아니라 채권 매매에도 신탁팀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채 동결 등으로 채권 시장이 극도로 경색돼 있어 매매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 그나마 매매가 이루어지더라도 고금리로 수익률이 많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SK글로벌 채권 동결로 신탁 고객들이 은행 앞에서 데모를 벌이고 안티 사이트도 생기는 등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하루 빨리 채권시장이 정상화돼야 하는데 카드채 문제가 아직 남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신탁팀 행원들은 정보 공유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정보를 공유하기가 쉽지 않고 매매조차 인맥에 의지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신탁팀 한 관계자는 타 은행 신탁이 카드채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은행원들끼리도 모른다며 주식시장처럼 거래소가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도 못해 작년 말 데이터를 가장 최근 정보로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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