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명품브랜드 입점 난항…장기전 돌입
면세점, 명품브랜드 입점 난항…장기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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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비통 컬렉션. (사진=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면세점 업체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명품 모시기' 경쟁은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들이 또 다시 '몸값 올리기'에 돌입했다. 이에 따른 업계의 수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명품 브랜드 빅3의 입점 소식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16일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를 통해 정부가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할 것이라는 계획이 기정사실화 되자 판은 뒤집어졌다.

이에 업계는 면세·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정책이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명품 브랜드들의 손에 열쇠를 쥐여준 꼴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내달로 예정된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에 따른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있다.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바라고 있는 최선의 안은 시내면세점 허가가 불발 되는 것이다. 관세법 공시 그대로 방한 관광객 수 미달로 현재의 경쟁구도(신라, 한화, 두산, 신세계)만 유지해도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이 확정되면 올해 연말까지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특허권 입찰 공고 이후 사업자 선정까지 적어도 5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신규 면세사업자 중 명품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는 유력 후보를 꼽으라고 한다면 업계 전문가들은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지목한다.

이미 호텔신라는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3대 명품브랜드를 모두 유치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부진 사장의 현장 리더십을 대놓고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에 무게가 쏠린다. 더욱이 신라면세점은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면세점으로 도약하고 있는 상태다.

▲ 용산역에 위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매장 내부 모습. (사진=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면세점TF에 합류한 상태다. 신세계 역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면세사업을 총괄하며 명품업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와 신세계 모두 백화점을 통해 명품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백화점과 면세점은 운영능력에 있어서 별개로 바라봐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또 신세계는 지리적 요건에 의한 핸디캡도 존재한다. 국내 면세점 매출 1위인 소공동 롯데면세점과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면세업계 세계 최초로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 시킨 곳이다. 지난해 매출액만 해도 2조4045억원에 달한다.

두산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면세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두산의 경우 명품 브랜드 입점 의향서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며 기세가 한풀 꺾인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내부에서는 명품브랜드 유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버스를 타고 오는 관광객들 중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되겠냐"며 "면세점 매출을 살펴보면 명품 브랜드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설화수와 후 등 국내 화장품 비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품브랜드의 경우 통상적으로 협상 기간만 1년 6개월 이상 소요 된다"며 "협상 후에도 시즌 시작 8개월 전에 상품 발주를 넣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경쟁은 사업자의 협상력과 브랜드 운영 효율성에 따라 판가름 날 뿐 국내 면세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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