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주총 '배당파티'…동부증권 '쓴웃음'
증권업계 주총 '배당파티'…동부증권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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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증권 1년간 주가 추이. 단위: 원 (사진 = 네이버증권 캡쳐)

3사업연도 중 2번 적자 '징검다리 배당'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최근 주총데이를 맞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배당잔치가 벌어진 가운데, 동부증권만 쓴웃음을 짓고 있다. 작년 증시 변동성으로 인한 파생상품 손실과 더불어 보유 중이던 골프회원권과 대출채권에서 대규모 손실까지 발생해 배당실탄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도 상승동력을 잃고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주주들을 위한 보상책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오는 25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동부증권빌딩에서 제3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이사 선임의 건 등 다수 안건이 상정될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주총은 예년과 달리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예상된다. 주총 관전포인트 중 하나인 '배당'이 지난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3년 중 2사업연도 동안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동부증권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주들에게 환원할 '이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때와 마찬가지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당기순익이 적자를 기록해 배당을 실시할 여력이 없다"며 "주식배당 등 기타 방안도 현재로서는 검토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실제 동부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실적 부진을 경험했다. 동부증권의 결산자료에 따르면 당사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84억9039만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478억원이나 급감했다. 매출액이 2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2% 줄어 반토막났다.

사측은 금감원 공시를 통해 "골프회원권 및 보유 대출채권 등의 손상금액이 반영된 것이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면서 동부증권 보유의 '삼부토건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 아울러 계열사 골프장 회원권을 유지하는 비용도 손실을 키운 주 요인으로 파악했다.

대출채권부문 손실이 인식되는 대출채권평가및처분손실은 지난해 321억3667만원으로 지난 2014년보다 305억7181만원 밖에 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골프장 회원권 관련 손실이 속한 영업외비용도 100억2257만원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단순 계산했을 경우 495억9438만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늘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와 함께 증시 변동성 확대로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컸던 것도 실적 타격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동사 연결 포괄손익계산서를 보면 작년 전체 영업비용의 58%를 차지하는 파생상품평가및거래손실에 따른 비용이 7314억8557만원으로 지난 2014년에 비해 무려 42%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새 2151억원이 넘는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깜깜한 실적 전망에 주가도 상승동력을 잃고 저점을 배회하는 중이다. 이날 동부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 대비 0.64% 내린 38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년래 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4월13일(7560원)의 절반 수준이다. 당시 주가는 지난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 상회한 실적) 기대감으로 반짝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25일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등도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NH투자증권은 1주당 400원을 현금배당해 총 1206억원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KDB대우증권은 보통주 1주당 330원, 우선주 1주당 363원을 배당해 총 1110억1515만원을 배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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