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추가, 롯데·SK·현대 환영…신규 업체들 '씁쓸'
시내면세점 추가, 롯데·SK·현대 환영…신규 업체들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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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타워 조감도. (사진=롯데면세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정부가 서울에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하기로 발표하면서 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한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추가 확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시내면세점이 추가되면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가 확대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으로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한류 바람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를 배경으로 제시하며 정부의 결정이 올바르다고 평가했다.

함께 발표 될 줄 알았던 입찰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중으로 여운을 남기자 빠른 특허 공고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는 6월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폐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하기로 결정한 만큼 특허공고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6월말 예정된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이 폐점하면서 인력의 재배치, 입점 브랜드와 협력업체의 사업계획, 여름 성수기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4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해온 SK네트웍스 역시 정부의 결정을 크게 반겼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한 이후 터져 나온 구성원들의 고용불안과 재고처리, 중소협력 업체 피해 방지 등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간 150만명의 워커힐면세점 방문객들의 사후 관리와 지난해 면세점 확장공사에 투자한 1000억원의 손실에 대해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의 결정에 따라 시내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호텔업 54년, 면세업 24년 등 업계에서 무시하지 못하는 경험과 사업역량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추가가 결정된 만큼 반드시 특허를 재획득 할 것"이라며 "워커힐면세점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관광산업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외관.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시내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다.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약 1만2000㎡ 규모의 면세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국내 유일의 MICE 관광특구이며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건립되는 등 시내면세점 입지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특허권을 획득한 신규 시내면세점 업체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현대백화점은 명품백화점으로서 바잉파워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명품 브랜드 유치는 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지원했던 이랜드는 다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우회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5년 시한부 정책' 등 면세점 제도 문제로 면세사업 진출에 회의적이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제 막 정부가 시내면세점 추가를 발표했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입찰 시기 등 업계 상황을 살펴본 뒤 차차 결정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신세계디에프, 두산, 에스엠면세점 등 지난해 면세 특허권을 획득한 신규 업체들은 정부 결정에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업계 최초로 대표이사들이 모여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에 대해 직접 관세청을 방문하고 관계자 면담을 통해 반대의견을 피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매장을 오픈하거나 앞으로 사업을 시작할 신규 사업자(5개사)들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진입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각 업체들이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용산역에 위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는 모습. (사진=HDC신라면세점)

실제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3월에, 에스엠면세점은 29일 영업을 시작했다.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은 각각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동대문 두산 타워에 오는 5월 중순 경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지난해 12월 1차 오픈, 오는 7월 그랜드 오픈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 시장은 업계 1~2위 기업이 시장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 형태인데 지난해 5개 사업자가 진입했다"면서 "시장에 막 진입한 사업자들이 나머지 20%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 추가로 4곳이 더 허용된다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이나 신규사업자들은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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