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둔화·PCE 상승···고용은 여전히 견고
반도체 지수는 급등···M7, 종목별로 등락 엇갈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에서 우울한 실적 전망과 함께 메타버스 부문인 리얼리티랩스의 대규모 손실 충격으로 메타가 11% 폭락한 것이 이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반도체 지수는 급등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5.12포인트(0.98%) 하락한 3만8085.8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1포인트(0.46%) 내린 5048.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99포인트(0.64%) 떨어진 1만5611.7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88.84포인트(1.96%) 급등한 4,615.04를 기록했다.
성장률은 낮아지는데 물가 오름세는 오히려 가팔라지면서 한동안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이른바 'S 공포'가 다시 불거졌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4%를 밑돈다.
GDP 성장률과 함께 발표된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 상승했다. 이는 전 분기 수치인 1.8%를 웃도는 수준이고,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0만7천명으로 직전주보다 5천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26일 공개되는 3월 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3월 지표마저 기속이 붙은 물가 오름세를 확인한다면 연준 피벗( 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은 더 약해질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5.4bp 상승한 4.70%대에서 움직였다. 연고점이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도 4.998%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선물시장에서 6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0%를 넘어섰다.
이날 S&P500 11개 업종 중 5개는 상승, 6개는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의 경우 일부 종목의 실적 발표 속에 등락이 엇갈렸다.
메타가 10.5% 급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2.4%, 아마존닷컴 1.6%, 구글의 알파벳 1.9%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3.7%, 테슬라 4.9%, 애플 0.5% 상승했다.
메타는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2분기 실적 전망이 부진하게 제시되면서 실망감이 더해져 급락했다.
하지만 메타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동반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메타가 앞으로 수년간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메타는 AI 투자 확대로 인해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이전에 예상했던 300억~370억달러보다 높은 350억~4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종목들은 메타의 대대적인 투자 계획에 수요 부진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3.71% 급등했고, 경쟁사인 AMD도 1.33% 올랐다.
브로드컴과 마벨테크놀로지의 주가도 각각 2.99%, 4.06% 급등했다.
SMCI 역시 4.33% 급등했다.
한편 정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펄펄 날았다.
장 마감 뒤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다.
알파벳은 지난 1분기 805억4천만 달러의 매출과 1.89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785억9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알파벳은 사상 첫 배당과 함께 7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12% 폭등하고 있다. 한때 15%까지 치솟기도 했다.
MS 역시 예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5% 상승했다.
MS는 1분기 618억6천만 달러의 매출과 2.94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 608억달러를 웃돌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2.82달러를 상회한다.
반면 반도체 기업 인텔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기대에 못미쳤다.
인텔은 지난 1분기 127억2천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0.1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예상치 177억8천만 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주당 순이익은 전망치 0.14달러를 웃돌았다.
특징주로는 IBM이 64억 달러를 들여 해시코프를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8.04% 하락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보잉으로부터 신규 여객기 인도가 늦춰지며 4곳의 공항 취항을 포기하면서 6.98% 내렸다.
캐터필러는 2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6.95% 하락했다.
금값 강세 속에 엄청난 실적을 올린 뉴몬트의 주간가는 12.46%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