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결합증권 100兆 시대…금감원, 증권사 실태조사
파생결합증권 100兆 시대…금감원, 증권사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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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 한화투자증권 '0순위'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금융당국이 100조원 규모로 비대해진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특히 작년 해외 증시 폭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헷지(리스크관리)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증권사들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방침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ELS 등 파생결합증권을 적절하게 설계·운용·관리하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이 파생결합증권의 운용 과정 전반에 대해 집중 검사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금감원의 이례적 조치는 파생결합증권 시장 증대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02조4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 잔액이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 특히 ELS의 비중이 전체의 약 70%(70조7195억원)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 시장 규모가 커져 세계 증시 급등락 등 위기 상황에서 증권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무보증 사채로 증권사가 중도 상환 요구가 몰리면 지급 불능 처지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증권사들은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헤지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냈다. 당시 손실 규모만 무려 1조3187억원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에게 ELS 상품 내 헤지 거래를 맡기기 보다 자체 헤지 비율을 높여오면서 손실이 더 커진 것.

금감원은 작년 이후 헤지 거래 과정에서 손실이 크게 나거나 파생결합증권의 절대 발행 규모가 큰 곳 및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가 큰 업체 가운데 일부를 우선 골라 검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일각에선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한화투자증권이 '0순위' 검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ELS 운용 실패로 유난히 많은 적자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한화투자증권이 밝힌 2015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1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외에도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가 높은 기업들도 검사 리스트 우선순위에 오를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 잔액 비율이 200% 이상으로 높은 증권사는 신영증권, KB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파생결합증권 절대 발행 규모가 큰 증권사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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