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코웨이·청호…LG·쿠쿠 "공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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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각 사 제공)

업계 1, 2위 잇따라 중금속 논란…시장판도 변화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코웨이가 중금속 검출 사태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쿠쿠전자 등 후발업체들의 공격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제 2의 옥시 사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향후 정수기시장의 판도 변화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수기 렌탈시장 점유율은 코웨이가 40%대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청호나이스가 15%대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동양매직과 쿠쿠전자가 각각 10%대의 점유율로 업계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일과 5일,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얼음 정수기 일부에서 암(癌)을 유발할 수 있는 중금속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검출된 이물질의 유해성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정수기 사업의 특성상 유해성 논란 자체가 회사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던 제 2의 옥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처럼 정수기시장 1, 2위 업체들이 잇따라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후발주자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들 업체들은 코웨이와의 '차별성'를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 쿠쿠전자 네츄럴 매니저는 "쿠쿠 정수기는 코웨이 정수기와 설계구도가 달라 도금이 벗겨지는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쿠쿠전자는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관련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쿠쿠전자는 지난해 2014년 실패한 동양매직 인수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쿠쿠전자는 동양매직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최종 인수자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NH투자증권 PE 컨소시엄으로 결정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NH투자증권 PE가 동양매직을 인수한지 2년만에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내놓으면서 쿠쿠전자 인수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쿠전자가 동양매직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수기 시장에서도 단숨에 업계 수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3개 업체 중 동양매직은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쿠쿠전자 역시 지난해 6월 처음 선보인 '인앤아웃 정수기' 시리즈가 전체 판매율의 31%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따라서 쿠쿠전자가 동양매직을 인수할 경우 청호나이스를 앞지르는 것은 물론, 코웨이 뒤를 바짝 뒤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쿠쿠전자 측은 동양매직 인수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전시장의 절대적 강자인 LG전자도 올해 초 정수기 렌탈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조성진 LG전자 H&A(생활가전) 사업본부장(사장)은 "물, 공기 관리 제품을 키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며 "기존 주력 제품인 세탁기, 냉장고 등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은 만큼 앞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LG전자는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분야에선 후발주자에 그치고 있지만, 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회사 전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LG전자의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는 일일 최대 판매량 800대, 주간 최대 판매량 33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LG전자가 선보인 정수기 가운데 역대 최고 성적이다. 지난달 LG 정수기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LG전자의 저력을 증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중금속 검출 사실을 숨긴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을 확산시켰다"며 "업계 1, 2위 업체의 신뢰하락과 후발주자의 공격적 행보가 맞물리면서 정수기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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