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비리연루 의혹…민유성·홍기택 수사확대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강만수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각종 경영 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의 방향을 대주주인 산업은행 전 경영진과의 유착 관계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2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회장의 서울 대치동 자택과 그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투자자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개인 일지, 경영 관련 자료,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남상태·고재호 사장의 비리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 전 사장(2006~2012년)과 고 전 사장(2012~2014년)의 재임 시기는 강 전 회장(2011~2013년)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있던 시기와 일부 맞물린다. 현재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 업무상횡령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고, 고 전 사장도 분식회계와 21조원대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 과제를 맡은 인물로,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다. '7·4·7 구상'과 '4대강사업' 등을 강 전 회장이 설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3월 사임한 이후 투자자문사를 설립해 활동해왔다.
산업은행 전임 CEO의 비리 연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강 전 회장 외에도 민유성·홍기택 전 회장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전 회장(2013~2015년)은 분식회계 혐의를 받은 고 전 회장과 임기가 일부 겹친다. 또 민 전 회장(2008~2011년)은 남 전 사장의 연임 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의혹을 받아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