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의 타기관 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사례와 같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나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에 한은 발권력이 동원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박 의원은 21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국회 정론관에서 한은법 개정안 발의를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 입법 취지에 대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의 경험이 효율적인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국책은행의 투명경영,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쳤다"며 "특정 기업의 지급불능 위기와 관련된 구조조정이나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정부 재정으로 해결해야 마땅함에도 정권과 정부의 이해관계를 앞세워 국회의 통제와 진상규명을 회피하려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발표된 개정안에는 한은이 원칙적으로 직간접적으로 다른 법인이나 단체에 출자하거나, 정부·법인·단체나 개인에게 다른 법인 또는 단체에 대한 출자 관련 자금을 여신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천재지변이나 국가적 금융위기 등 한은 출자가 요구되는 긴박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국회가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한국은행을 동원하려고 했다"며 "현행 한은법은 출자와 관련된 자금지원의 방식과 조건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어 법적 공백을 이용해 정부가 한은을 다른 기관의 자본확충에 변칙적으로 동원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자본확충펀드 조성에서 정부가 한은법 제1조 제2항에 명시된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는 금융안정에 유의하라"는 구절을 확대해 법적 정당성을 포장했지만, 국책은행 출자는 통화신용정책과 무관하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현실적인 필요성이 존재한다"며 "조속히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근거 마련 및 금융안정을 위해 집행된 자금의 사후 관리와 관련한 제도적인 보완 등 관련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개정안은 이런 제도적 보완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한은의 발권력이 불투명하고 변칙적인 부실 지원을 위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