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한진해운發 물류대란에 '2M' 가입 적신호
현대상선, 한진해운發 물류대란에 '2M' 가입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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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상선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이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국적선사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도는 상황이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추진 중인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 가입에 대한 본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2M 가입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M 소속인 스위스 선사 MSC가 지난달 말 '현대상선과의 얼라이언스가 체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다. 2M은 선복량 기준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로 구성돼 있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6월 2M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협력 논의를 개시했다. 이후 지난 7월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현대상선은 "2M 가입으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한 원가절감 및 신인도 상승으로 인한 영업력 강화가 예상된다"며 "2M 역시 아시아 지역에서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및 태평양 노선 시장 지배력 강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M은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약했던 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둔 현대상선과 협력을 통해 이 지역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현대상선의 미주노선을 활용한 미주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머스크와 MSC는 구주(유럽)노선과 달리 아시아-미주노선에서는 점유율이 각각 9%, 7%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아시아-미주노선에 강점(점유율 약 7%)을 보이는 한진해운 노선에 물류공백이 생기면서다.

현대상선이 대체선박을 투입하며 한진해운 물류를 소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틈을 타 머스크와 MSC는 아시아-미주노선에 선박을 투입하며 한진해운 공백을 채워나가고 있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물량 흡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두 선사가 본격적으로 대형선박을 투입하면 한국 해운시장 장악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은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토대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넘어가면서 아시아-미주지역에 공백이 생겼고, 2M 소속 머스크와 MSC에게 신규운항을 늘려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2M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한진해운이 배제돼 현대상선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2M이 아시아 지역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상선과 손을 잡았지만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현대상선과 얼라이언스를 구성할 필요성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머스크와 MSC가 한진해운의 화주를 포섭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한진해운 물류를 흡수했을 경우 또 그것이 성과가 난다면 현대상선의 효용가치는 떨어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2M 가입 불발을 대비해 '디 얼라이언스'와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해운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디 얼라이언스에서도 현대상선을 받아줄 가능성은 낮다"며 "한진해운이 청산되면 현대상선마저도 세계 해운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2M과 체결한 MOU는 법적구속력이 있는 가입 합의서이기 때문에 가입 불발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며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접촉 역시 사실무근이다. 본 계약을 오는 11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한진해운 화주들을 흡수하기 위한 글로벌 선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근거 없는 루머들이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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