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가계대출 '옥죄기'
보금자리론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가계대출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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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취급중단…서민층 대상만 공급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주택금융공사가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신규 공급을 연말까지 일부 서민층 공급분을 제외하고 사실상 중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자 주택금융공사 정책상품으로 가계대출 수요의 쏠림현상이 발생하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해석도 있다.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부각돼 있는 가운데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자 금융당국이 정책성 주택담보대출마저 총량 규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그것이다. 단순한 '속도조절'이 아니라 '옥죄기'의 서막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9일부터 보금자리론 대출 자격이 주택가격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낮아지고, 대출한도도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별도 제한이 없었던 소득요건도 부부 합산 연 6천만원 이하 가구로 제한했다. 대출자금의 용도도 기존에는 주택구입은 물론 기존 대출 상환 용도도 가능했으나, 주택 구입용도로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저당권 설정 등의 절차를 전자등기로 해 0.1%포인트(p)의 금리인하 혜택을 줬던 아낌e 보금자리론은 취급이 중단된다. 구입 시 필요한 등기는 전자등기가 안되기 때문이다.

2005년 서민용 주택대출 상품으로 출시된 보금자리론은 지금까지 무주택자나 1주택자란 조건만 충족하면 소득 제한 없이 주택담보가치의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금리 역시 연 2.50%(10년)∼2.75%(30년)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낮아 인기를 끌었다.

최근 6~8월 3달간 판매된 보금자리론은 5조30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16조6000억원의 30% 수준에 달한다. 공식집계가 끝난 8월 기준 올해 판매액이 9조4190억원인데 9월 판매액 역시 8월 수준(2조1000억원)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10월 현재까지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이미 올해 공급목표 10조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보금자리론 이용 제한은 올해까지 한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도 8∼9월 들어 보금자리론 신청이 몰리면서 수요를 소화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연말까지 공급량을 줄이기로 했다면서 내년에는 공급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계대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증가세가 지속돼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과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8월 말 540조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약 40조원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기 이전인 2014년 7월말 이후부터는 무려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급증세가 지속되자 금융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건전성·리스크 관리 차원의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은행들을 향해 경고성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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