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기준 '글로벌 1위'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기준 '글로벌 1위'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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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점유율 11%···인텔·엔비디아 제치고 1위
TSMC와 파운드리 격차 49%p···전분기보다 벌어져
GAA로 고객사 확보 총력···'비전 2030' 달성 핵심
2024년 1분기 반도체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 격차가 커지면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2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1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엔비디아(10%), 3위는 인텔(9%)이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와 퀄컴, 브로드컴, 마이크론이 뒤를 이었다. 전분기에는 인텔이 11%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0%로 2위, 엔비디아가 3위(8%)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메모리 시장에서 DDR5와 생성형 AI용 스토리지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메모리 사업의 호실적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었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1위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1%로 1위, 삼성전자가 14%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TSMC가 62%로 1위, 삼성전자가 13%로 2위를 차지해 양사의 격차가 1%p 줄어들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가 AI 가속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데이터 센터 AI 수익이 전년 대비 2배 성장하고 2028년까지 연간 성장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 사업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이 당시 시스템 반도체 투자 규모는 133조원이었으나 2021년 38조원이 더 늘어난 171조원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비전 2030'이 처음 선포된 당시 TSMC(50%)와 삼성전자(18%)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32%p였다. 투자액을 확대한 2021년 2분기에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41%p로 더 벌어졌다. 그러다 최근 파운드리 격차는 50%대에 육박하면서 투자 확대 이후 점점 경쟁에서 뒤쳐지는 분위기다. 

2024년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4년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기술 경쟁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를 추월하면서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TSMC보다 먼저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GAA 구조는 트랜지스터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모두 감싸는 형태로 전류 흐름을 핀펫 공정보다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핀펫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같은 특징은 높은 성능과 낮은 전력을 요구하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기술 리더십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스템 반도체 1위'의 비전은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율을 개선하고 있고 TSMC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고객사들이 이원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 고객사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이 올해 15% 점유율을 기록하다가 2028년 2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시장 규모도 지난해 1277억9000만 달러에서 2027년 1849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2024~2025년 △AI 반도체 주문 증가(클라우드·온디바이스)와 △2나노 기술 경쟁력 부각 등으로 점유율 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라며 "최근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은 삼성전자로의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며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선두업체인 가온칩스, 세미파이브(비상장)는 신규 수주 확대를 위해 미국, 중국, 일본에 법인 설립을 가시화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2024년 AI PC(20%)와 AI 스마트폰(10%) 출하 비중은 온디바이스 AI 확산 영향으로 두 자릿수로 확대되고 내년 2나노 GAA 공정 우위를 확보한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3년 12%에서 2028년 24%로 5년 만에 두 배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DS부문은 26일 전영현 부문장 주재로 반도체 글로벌전략회의를 연다. 지난해 반도체 실적 부진에 따라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 부회장이 이날 회의를 통해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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