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CJ제일제당이 농심의 즉석밥 제조설비를 인수함으로써 즉석밥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생산을 중단한 농심의 즉석밥 제조설비를 인수했다. 가격은 농심의 투자비용 수준인 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올 연말부터 인수한 설비를 통해 '햇반'브랜드 생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이번 인수를 통해 즉석밥 생산능력이 기존의 연간 1억6000만개에서 2억개 규모로, 시장 점유율은 65%에서 70%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 28%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됐다.
최근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즉석밥 수요는 예년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핵가족화의 확산, 1인 가구의 급증, 건강식과 맛을 기반으로 한 편의식에 대한 수요 증대 등 사영향으로 햇반의 성장세는 예년보다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2002년 약 110억원의 비용을 들여 경기도 안양에 연간 3600만개의 즉석밥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면서 한때 시장 점유율 20%대를 차지하며 1위 업체 CJ제일제당과의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 동원F&B 등에 점점 밀리면서 사업중단을 결정했다.
농심은 즉석밥 사업은 일단 중단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간편식 분야 진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 측은 "지난 2002년 즉석밥 브랜드 '햅쌀밥'으로 시장에 진출했으나 수익성이 점점 떨어졌다"며 "내부적으로는 사업 역량을 라면이나 스낵, 음료 그리고 HMR 사업 쪽으로 전환하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96년 12월12일 처음 출시된 CJ제일제당의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무균 포장밥'이라는 카테고리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브랜드다. 지난 2002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 즉석밥 시장에서 햇반은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