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공고 강행 vs 특허권 불허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오는 3월말까지 입찰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4월 제안서 평가 및 계약체결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보통 면세점 매장공사와 영업준비에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10월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추기 위한 마지노선인 셈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특허권을 부정하고 나섰다. 이날 관세청은 "공항만 출국장에 면세점 입점 가능 여부·면세점 특허 수(면세점 사업자 수)의 결정권은 관세법에 따라 관세청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공항공사가 사전협의를 완료하지 못한 채 입찰공고를 하는 것은 명백히 하자가 있는 것"이라며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 입찰공고에 의한 사업자 선정은 당연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항공사가 사업자를 선정하더라도 관세청은 특허권을 부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인천공항공사가 전담해왔다. 인천공항공사가 사업자를 선정하면 관세청이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 후 특허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주로 임대수수료를 기준으로 입찰 제안서를 받고 사업자를 선정해왔기 때문에 면세업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임대수수료가 자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관세청은 기존 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이 관세법령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천공항공사의 사업자 선정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시내면세점과 같이 관세청이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10월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할 계획이다. 규모는 약 1만㎟ 규모로 현재 1여객 터미널과 비교해 약 60% 수준이다. 이곳에 입점하게 되는 면세점은 일반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3곳 등 총 6개 업체다.
당초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입찰 공고를 게시할 예정이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소위 명품 브랜드의 경우 입점 계약 체결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 자재들도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면세점은 일반 유통구조와 달리 업체가 상품을 모두 매입한 다음 세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사전에 수요예측을 하고 시즌에 맞춰 상품을 주문해야만 한다. 충분한 준비기간이 없으면 제대로된 매장을 오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1위 국제공항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만전을 다하고 있는데 면세점 매장 오픈도 그중 일부일 것"이라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예정보다 석달가량 늦어지면서 입찰공고를 강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