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망 특정 업권 독점, 어불성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올해 금투업계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올해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을 포함, 국내·외 규제 완화에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금융투자업계 성장판을 닫는 불균형 규제를 바로잡아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황영기 회장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이나 보험 등 타 산업에 비해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과 해외와 다른 금융 규제를 바로 잡는 데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내에 골드만삭스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골드마낙스가 탄생할 만한 규제 환경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면서 "정부는 정부대로 외국회사와 맞먹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 사례로 '증권사 법인지급결제'를 꼽았다. 2009년 4월 증권사 25곳이 금융결제원에 참가금 3375억원을 내고 지급결제망에 들어갔지만, 개인만 지급결제가 허용되는 상황이다.
당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우선 개인 지급결제만 허용하고, 법인은 향후에 하자'는 조건으로 시작했지만, 8년 가까지 법인은 배제되고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은 각각 380억원, 160억원을 내고 지난 2001년부터 지급결제망에 참가하고 있다.
황 회장은 "증권사는 수천억 원을 내고도 8년 가까이 법인 지급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급결제망은 사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기반서비스인데, 특정 업권이 독점해서 다른 업권이 못 들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