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만명 전체 조사 무리…4~5주택자 이상" 거론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한 후보자가 다주택자에 대한 전수조사 방침을 밝힘에 따라 187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 모두를 전수조사하는 것이 가능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사 범위로 축소 조정할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승희 후보자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투기성 주택 구입자에 대한 조사 강화, 투기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강화 등을 주문하는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의 질의에 "적극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전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들은 "원론적으로 (전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한 후보자가) 답변했지만 실제로 187만명을 전부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자도 "(기존에는) 다주택자 중 실질 과세로 이어지는 대상만 추려서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앞으로는 과세 대상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187만명의 다주택자 중 과세 대상인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임대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10%에도 안된다. 연 2000만원 미만 임대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겠다는 규정은 마련됐지만 내년까지 과세가 미뤄진 상태다.
이와관련 국세청 안팎에서는 4주택자 또는 5주택자 이상으로 대상을 좁혀 조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한 후보자는 전세금 출처를 조사하는 기준과 관련 '현행 9억원 이상에서 더 낮춰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 상속과 증여, 기업 자금의 불법 유출과 사적 이용처럼 자발적 납세 의식을 저해하는 변칙 탈세는 인력과 예산을 집중 투입해 엄정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명단 공개를 확대하고, 법무부 등과 협의해 입출국에 제한을 두는 제재를 가하고 은닉 재산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과세 대상은 목사·승려 등 2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편 '정치권과 청와대에서 조세 탈루라는 미명하에 정치적 세무조사 지시를 받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문에 "세무조사는 조세행정 외의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최순실씨의 은닉 재산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촉구하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최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한 조치도 취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