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勞 超强手...소탐대실論?
金勞 超强手...소탐대실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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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밥그릇 챙기려다 밥통 채 잃는 것 아냐?"
 
[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금융노조가 '국민적 저항'에 가까운,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8일 오후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공동 임단협 요구안의 핵심인 '영업시간 단축안'을 의결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이날 금융노조가 의결한 은행 창구영업 시간 단축안은 기존 오후 4시30분까지였던 것을 오후 3시30분까지로 1시간 줄이겠다는 것.
 
이튿날인 9일 이같은 금융노조의 결정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의 불만과 질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아닌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놀라울 정도라는 게 '반응에 대한 반응'이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얼마전 금융노조가 구상단계에서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벌어졌던 양상과 기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국민(고객)을 무시한 처사라든가, 지나친 호사가 아니냐, 귀족노조등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 예상했던 질타요, 분노의 표현들이다.
 
문제는 은행산업의 경쟁력과 연관된 글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단순한 분노의 표시였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반박논리가 제시되고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이와관련,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상의 댓글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아님에도, 은행권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욕설이나 비방차원을 넘어선 '논쟁거리'로 비화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걱정의 핵심은 "작은 밥그릇 챙기려다 큰 밥통자체를 잃는 것아니냐"는, 일종의 '소탐대실론'이다.  
 
이를테면, 한 네티즌이 "금융 노조가 원하면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대신 증권사, 보험사도 은행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경쟁시키자"는 제안성 댓글(야후)에는 200여명이 '찬성의사'를 표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일과성 '反은행 정서'로만 그치지 않을 것같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주목할 것은 '자본시장통합법'을 필두로 기존의 은행중심의 금융정책(현재까지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근간은 미국식 전업주의다)에 갖가지 변화가 시도되는 싯점이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를 테면, 은행권의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결제기능을 증권사에 허용하는 문제는 지금 뜨거운 감자로 부각돼 있는 상태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게 여론이다.
 
이와관련, 시중은행의 한 고위간부가 던진 말이 예사롭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노사협상은 항상 그랬다"라고.
그 것이 무슨 뜻이냐는 반문에 "협상용아니겠느냐"고 대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러면서 덧붙인 그의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조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같다"
"우리나라 은행산업은 아직..."이라고.
여운이 아리송하지만, 아마도 '이번사태'가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돈 몇 푼 더 받는 댓가로 은행원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가혹한 노동강도로 이끌게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또 다른 여운'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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