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전액환불", 온라인쇼핑몰 "책임 없으니 깨끗한나라로"
유통업체 판매가격과 제조사 환불금액 절반 가까이 차이나 불만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이럴 줄 알았으면 온라인쇼핑몰이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살 걸 그랬어요." 깨끗한나라가 부작용 논란을 빚은 '릴리안' 생리대 환불에 나선 가운데 소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나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릴리안 생리대를 산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몰 이용자들은 제 값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1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올리브영이나 롭스 같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선 자체적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환불해준다. 영수증이나 포인트 적립 등 구매 이력을 제시하면 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올리브영, 롭스는 제품 포장을 뜯은 경우에도 전액 되돌려준다. 반면, 홈플러스는 사용하지 않은 제품만 환불 가능하다. 포장을 뜯었으면 깨끗한나라에서 낱개 환불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환불 정책은 오프라인과 다르다. G마켓, 옥션, 11번가는 '중개업자'여서 직접 환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릴리안 생리대를 직접 판 쿠팡과 위메프, 티몬은 온라인쇼핑 청약철회 규정에 따라 구입 7일 이내 사용하지 않은 제품만 환불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지난 8월22일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에 사실상 청약철회에 맞춰 환불 받을 수 있는 소비자는 극소수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깨끗한나라를 통해 환불 받도록 안내한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8일부터 환불 접수를 하고 있다. 가격은 낱개로 책정되며 '순수한면' 제품을 기준으로 △소형 156원 △중형 175원 △대형 200원 △오버나이트 365원이다.
판매처가 아니라 깨끗한나라에서 일괄 환불한다는 게 문제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마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릴리안 생리대를 팔았다. 가격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깨끗한나라는 일괄적으로 환불금액을 정했다. 업체별로 다른 마진을 다 부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에서 릴리안 생리대를 산 소비자들은 불만일 수밖에 없다. 구입가격과 환불금액 차이가 절반 가까이 나기 때문이다. 릴리안 생리대 1팩 기준 깨끗한나라의 환불가격은 순수한면 2800원대, '숨쉬다' 3500원대, '가볍다' 2400원대다. 제품에 따라 1팩에 4000원대에서 7000원대에 팔렸음을 고려하면 그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는 자체 공식 온라인몰의 판매 기준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1+1' 등 할인행사를 열어 생리대를 팔았다. 자체 온라인몰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환불금액을 정했기 때문에 다른 유통업체 판매가격보다 다소 낮은 경향이 있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릴리안 생리대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하자'를 설명할 수 없고, 전면적으로 환불하는 규정이 없다"면서 "깨끗한나라가 공식적으로 무료배송 환불을 시작했기에 이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깨끗한나라와 협의를 거쳐 환불하는 게 아니다.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확산돼,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