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매각, 즉각적 '대등합병' 최대 현안(열지마시오....국장)
조흥매각, 즉각적 '대등합병' 최대 현안(열지마시오....국장)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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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신한지주회사’ vs ‘신한조흥지주회사’
조흥은행 매각이 확정된 가운데 즉각적 ‘대등합병’ 여부가 향후 협상의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조흥은행 노조가 요구하는 단계적 매각에 따른 독자생존 방식이 현실성을 잃음에 따라 차선책으로 ‘조흥지주회사’의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것.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논의된 ‘합병 후 2년간 독립운영’ 방식이 아닌 ‘즉시 대등합병’ 방식에 대한 논의가 노조의 총파업과 별도로 정부, 조흥은행, 신한지주 3者간 진행되고 있다. 상징적으로는 ‘조흥신한지주회사(CSHB)’로 할 것이냐, ‘신한조흥지주회사(SCHB)’로 할 것이냐가 협상의 핵심.

즉각적 ‘대등합병’의 경우 ‘적대적 M&A’ 방식보다 여러 면에서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데다 조흥은행의 기업금융 강점, 신한지주의 소매금융 강점 특성을 조화롭게 살릴 수 있어 현실적으로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강제합병 당하느니 차라리 빈 껍데기를 주겠다’는 조흥은행 직원들의 상처입은 자존심도 상당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역사성이나 브랜드가치 면에서 조흥은행이 신한지주를 앞서는 측면이 있는 만큼 조흥은행은 자존심을 지키고 신한지주는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방식에 회계상 합병에 가까운 대등합병이 가장 유리하지 않겠냐”며 “이런 논의가 은행 상층부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도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추진하면서 ‘꼭 팔아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지 합병 방식에 관한 논의는 거의 전무했던 게 사실”이라며 “금융산업의 장기적 발전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지금이라도 찾을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노조가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공조해 총파업에 돌입했고 공권력 투입이 거론되는 등 노-정간 대립은 아직 풀릴 기미가 안보이고 있다.

신한지주는 2년간 독립운영, 고용 승계, 임금 인상 등의 당근을 내놓긴 했지만 현 격앙된 노조를 회유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총파업의 명분이 고용승계보다는 정부의 미흡한 정책대응과 장기 금융비전 상실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고용보장 중심의 내용만으로 금융노조 전체를 설득시키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의 잦은 말바꿈에 따라 조흥은행 노조는 여전히 청와대에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어 절충점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일 신한지주가 ‘대등합병’을 수용할 경우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신한지주 순이익은 564억원으로 신한은행 935억원 순이익의 60%에 머무는 등 사실상 신한은행 외 여타 지주회사들의 수익성은 아직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지주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그러나 기업금융-소매금융 중심의 지주회사 구성 재편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합병 효과가 극대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련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매각 타결 뒤 향후 합병추진위원회(가칭) 등에서 ‘대등합병’을 추진할 경우 ▲전체 조직개편의 구조 ▲경영 및 인사권 행사 ▲지분구조 등이 핵심 쟁점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현실화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즉각적 ‘대등합병’의 열쇠를 쥔 곳은 신한지주. 신한지주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인수’이지 ‘합병’이 아니다”라며 “‘대등합병’ 논의는 2년 뒤에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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