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삼성전자 '저격'…금투업계 '방어'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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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타이밍' 보고서에 5% 급락…증시 전문가 "실적 문제 없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다시 한 번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냈고, 이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5%가량 급락한 것. 이는 증시의 전반적 부진으로도 이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달에도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에 대해 '반 토막 목표가'를 제시하는 등 비관적으로 점쳤던 장본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8%(14만1000원) 급락한 26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갤럭시 노트7 발화 이슈로 8.0% 고꾸라진 이후 1년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의 주식 12만여 주, 33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613억 원가량 순매도한 기관도 이를 부추겼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린 주 요인은 모건스탠리의 리포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사이클이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지난해 1월 이후 코스피가 30%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120%가량 올랐다"며 "지금은 내년에 들어서기 조정 받을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션 김(Shawn Kim)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시장의 다운사이클은 이미 시작됐고, D램 시장은 2019~20년이면 공급 과잉이 일어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산업은 더는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발(發)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확산됐다. 전체 시가총액의 20.88%(전날 기준)에 달하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휘청이자 코스피는 1.44%(36.52p) 급락한 2507.81로 마감, 가까스로 2500선을 지켰다. 한 달여 만의 최저치이자, 석 달 반 만의 최대 낙폭이다. 시총 상위주에 자리한 삼성 계열사 삼성생명(-3.70%), 삼성물산(-2.09%), 삼성바이오로직스(-1.45%) 등도 일제히 부진하며 지수 부진을 부추겼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지난 달 19일(현지시간)에도 보고서에서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에 대해 비관적 평가와 함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반 토막 수준인 8만원에 제시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직면한 가격 인하 압박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보고서가 발표된 뒤 셀트리온은 8.8% 급락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비관적 기조로 일관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할 만한 요인이 존재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0년 이후 삼성전자가 5% 이상 주가가 떨어진 적은 총 7번이었는데, 이 가운데 2013년 스마트폰 이익 급락 당시를 제외하면 나머지 6번은 1주일 이내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OLED 사이클 정점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빠졌다"면서도 "다만 내년 반도체, OLED 가격하락은 공급증가에 의해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하고 있고, 이 같은 가격하락을 반영해도 내년 삼성전자의 실적은 호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내년도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 57% 증가한 41조원, 8조9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전일 주가하락은 과도한 우려가 일시헤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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