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3년5개월만에 '참이슬 후레쉬' 도수 조정, 16일 17.2도 제품 출고
무학 15.9도 '좋은데이 1929' 1월 출시…롯데주류 '처음처럼' 도수 하향 검토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소주시장에 저도주 바람이 꾸준하다. 20~30대를 중심으로 폭음문화가 점차 사라지자,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소주가 인기다. 이런 흐름에 맞춰 주류업계는 소주 알코올 도수를 내리면서 맛과 향 개선에 힘을 쏟는다.
9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하고 '참이슬 후레쉬' 알코올 도수를 17.8도에서 17.2도로 0.6도 낮춘다고 밝혔다. 새로운 참이슬 후레쉬는 오는 16일부터 출고된다.
참이슬 후레쉬 알코올 도수를 낮춘 건 지난 2014년 11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가 2006년 2월 저도 소주 '처음처럼'을 출시한 6개월 뒤인 그해 8월 참이슬 후레쉬를 선보였다. 당시 19.8도로 출시됐던 참이슬 후레쉬는 이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도수가 낮아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도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크게 하향된 점에 주목했다"면서 "2년간 소비자 조사를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도수 17.2도로 낮춰 시대에 맞는 주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참이슬 후레쉬는 처음처럼보다 낮은 도수를 갖추게 됐다. 현재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는 17.5도다.
롯데주류도 처음처럼 도수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리뉴얼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처음처럼 도수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폭음을 즐기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부드러운 소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도 2006년 20도로 출시된 이후 4차례에 걸쳐 낮춰졌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각각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으로 소주시장 점유율 1,2위를 지키면서 도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흐름을 보였다. 대체로 참이슬 후레쉬보다 처음처럼이 낮은 도수를 고수한 만큼,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도수를 조정할 경우 17.2도(참이슬 후레쉬)와 같거나 낮은 수준으로 바꿀 공산이 크다.
1990년대 '화이트'를 선보이면서 저도 소주 바람을 주도한 무학도 '좋은데이'의 알코올 도수를 과감히 낮추고 있다. 무학이 지난 1월 선보인 '좋은데이 1929'는 15.9도다. 기존 좋은데이 도수(16.9도)에 견줘 1도 낮다. 신제품에 붙인 숫자 '1929는 만 19~29세를 뜻한다. 2030 젊은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주류기업들은 소주 도수를 낮추는 동시에 맛과 향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폭음보다는 반주를 즐기거나 술 자체를 음미하는 문화를 반영한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참이슬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더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공법을 바꿨다. 특허 받은 대나무활성숯 정제과정에 사용되는 숯을 경남 거제와 김해 지역에서 자란 대나무로 만든다.
지난해 12월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참나무통 맑은이슬'도 참나무통 숙성원액을 버무려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끝 맛을 살렸다. 알코올 도수도 16도로 참이슬 후레쉬보다 낮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장은 "점차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출시한 것"이라며 "이번 참이슬 리뉴얼 또한 다각적인 테스트와 최적의 블렌딩 기술을 활용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롯데주류도 처음처럼을 리뉴얼할 때마다 제조공법을 비롯해 감미료 비율 등을 조정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갈수록 소비자들이 소주 맛과 향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도수를 낮출 때마다 맛과 향도 함께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학은 신제품 좋은데이 1929에 질 좋은 주정을 사용하고 천연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을 첨가해 칼로리를 낮췄다. 무학 관계자는 "최고의 원재료를 사용하고 빠르게 변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