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끝났나"…토종 뷰티기기 中시장에서 찬밥 신세
"한류 끝났나"…토종 뷰티기기 中시장에서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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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일본 제품에 인지도 밀리고 가성비 앞세운 중국산에 고전
중국 쇼핑 플랫폼 샤오홍슈에 뷰티기기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캡처=샤오홍슈)
중국 쇼핑 플랫폼 샤오홍슈에 뷰티기기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캡처=샤오홍슈)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주춤하는 가운데 뷰티기기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홈케어족'이 늘면서 현지 시장은 매년 10%씩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수입국 순위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중국 뷰티기기 시장은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판매국 1위에 오를 만큼 최근 4년간 크게 성장했다. 스킨케어와 색조로 양분화됐던 중국 뷰티 시장이 뷰티기기 합세로 삼두마차 체제가 된 정도다. 외모 관리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1985~1990년대 이후 출생자가 시장 '큰손'인데,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하는 이들 사이에서 홈케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가정용 뷰티기기 시장 성장세는 매년 약 10%다.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09~2014년 중국 개인용 뷰티기기 판매 성장률은 270%에 달했다. 유로모니터는 2020년 시장 규모가 약 3000억위안(약 5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봤다.

뷰티기기 브랜드 실큰을 보유한 홈스킨이노베이션즈코리아에서도 중국인의 뷰티기기 사랑을 몸소 느꼈다. 홈스킨이노베이션즈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홍콩지사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3배가량 늘었다. 국내 면세점에서도 불티나게 팔린다. 이 관계자는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해가는 사람도 만만찮게 많다"며 "다른 유통채널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국산 특유의 제품력이 뷰티기기 판매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들은 한국 면세점에서 뷰티기기를 샀다는 걸 증빙하기 위해 영수증까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실큰 쪽은 "K뷰티 바람과 맞물려 한국에서 파는 것에 대한 믿음이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 한류스타 배우 이영애가 광고하는 얼굴 마사지 용구 '리파캐럿'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실큰과 리파를 비롯해 중국인들이 지갑을 여는 이들 기기는 '해외표'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실속을 챙기진 못한다. 화장품 시장에서처럼 값싼 현지 상품과 인지도가 높은 유럽·일본산으로부터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한류를 등에 업고 덕을 보는 시대가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김영석 코트라 중국 선전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수 대체재가 있는 과열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이나 한국 제품이라는 이점을 앞세워 진출하는 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 브랜드는 향상된 기술과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2017년 매출액 기준 9개가 상위 15위 안에 자리했다"고 밝혔다.

중국 홈뷰티기기 시장 80%를 쥐고 있는 브랜드들도 유럽과 일본, 미국표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랜드 '누페이스(NUFACE)', '클라리소닉(Clarisonic)', 일본의 '야만', '리파'가 꼽힌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뷰티기기 수입국 4위에 머물렀지만 2016년 5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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