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전 '이상기류'···현장점검·경찰 압수수색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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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건설사 '눈치보기'···국토부 "추가 현장점검 가능성도"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연말까지 서울 곳곳에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이 예정돼 있지만, 최근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단지 조합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는 데다 사업을 수주한 건설사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장이 시작되기도 전에 조합과 건설사들이 정부 눈치보기에 급급하면서, 재건축 시장 분위기는 썰렁한 분위기마저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 합동 조사반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 조합과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2차 점검은 조합이 이주 용역 계약을 적절히 이행하고 있는지, 관련 회계 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등 여부가 조사 대상이다. 점검 결과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행정처분과 함께 형사고발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앞서 1차 점검이 이뤄진 지난달에는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3주구와 강남구 대치쌍용2차, 동작구 흑석9구역 조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점검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불편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는 새 아파트로 단장될 것이라는 기대감,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맞물리면서 들뜨기 마련이지만, 조사대상 단지 조합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재건축 단지 조합 관계자는 "왜 조사 대상이 우리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국토부에 문의를 해보니 사업진행 과정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 곳을 조사한다고 하던데, 실제로 민원이 많이 제기됐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경찰이 대형건설사의 재건축 수주 비리 혐의 수사를 강화하고 있어, 적잖은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8월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대우건설과 경쟁하던 중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다. 

경찰의 대형건설사 압수수색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1월 신반포 15차를 수주한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4월에는 반포1·2·4지구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이 같은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GS건설, 삼성물산 등 재건축 단지 10곳도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은 수주전에 앞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리'라는 낙인이 찍히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곳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1차를 비롯해 △강서구 방화6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 △동작구 흑석11구역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이다.

추진속도가 가장 빠른 강서구 방화6구역이 수주전의 포문을 열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마친 대치쌍용1차와 흑석11구역 등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주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공격적으로 나서기 힘들어졌다"며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열기가 한 풀 꺾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1, 2차 현장점검은 사업시행인가가 난 곳,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수주전 열기가 과열될 경우 시공사 선정을 앞뒀거나 진행하고 있는 곳을 대상으로 점검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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