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전국 79개 저축은행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부터 예금보험료율(이하 예보료) 인하'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내실을 다지기 위해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당선 직후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시중은행에 5배에 달하는 예보료율 인하"라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겪은 업계가 건전성을 강화했음에도 타 금융권보다 크게 높은 예보료율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올초 취임 첫 과제로 예보료율 인하를 위해 내부적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중앙회 주요 본부부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예보료 업무를 다루는 경영지원본부가 첫번째로 업무보고를 했다. 그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보료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이를 것을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은행예금에서 빼가는 '보험료' 명목의 돈을 말한다. 보험료율은 업권마다 다른데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예보료율(0.4%)은 시중은행(0.08%)의 5배다.
예보료율 인하 문제는 예금보험공사, 금융위원회 등 당국과 기타 업권 눈치도 살펴야 하는 예민한 문제다. 또한 저축은행 업계가 직면한 중장기 과제인 저축은행 위상 재정립, 수익 기반 확대, 온라인·모바일 추세에 맞춘 디지털뱅킹 방향 등도 염두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풀어나가기 위한 그의 행보는 '조급함' 보다는 기회를 보고 전략적인 협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서도 박 회장은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보다 경청에 그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는 감독 당국과 저축은행 업권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인사를 나눌거라는 예상과 달리, 저축은행 CEO들이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또한 박 회장은 회원사간 협력과 소통도 중요시 여기고 있다. 내부적 갈등 또는 의견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다. 그는 79개 저축은행 회원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취임 직후 전국 6개의 영업권으로에 위치한 지부를 일일이 방문해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소통에 앞장 서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예보제도 개선은 금융권 전체의 틀에서 봐야 해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개선 방안은 어렵겠지만 업권 간 형평성 등의 차원에서 살펴봐야할 것"이라며 "예보료율 문제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