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에 대한 입지를 모두 확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안정에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7일 "수도권 30만가구 공급 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정부가 사실상 '집 사지 말고 신규 분양을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라며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자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양 창릉지구는 택지를 중심으로 인근에 원흥, 지축, 삼송지구와 은평뉴타운, 향동·덕은지구가 둘러싸고 있어 추가 개발 압력이 높은 지역"이라며 "여의도, 용산, 강남을 25∼30분 내 주파할 수 있어 일산 1기신도시 주택 교체수요 유입과 수도권 북부 20∼40세대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신도시 주변 지역 땅값은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대출규제나 청약규제 등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신도시는 4~5년은 돼야 입주를 할 수 있어 대기수요를 더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선 교통망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함 랩장은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합리적 분양가와 택지 조성 시 약속한 자족 기능 및 광역교통망의 인프라 개선 속도가 결국 3기 신도시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일자리와 주거가 하나의 생활로 연계되고 서울 등 인근 도시로의 접근성이 완비되지 않는다면 장기적 서울 수요 분산에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2기 신도시는 그동안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수요 분산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높았다"며 "3기 신도시는 전체적으로 서울과 가까워 서울 출퇴근 수요를 분산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30만 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짐에 따라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 랩장은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 모두 주변 기존 택지개발로 인한 입주 적체와 미분양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신도시 개발로 인한 공급과잉 문제는 지역사회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유연한 공급시기 조율과 기존 택지지구와의 연계개발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최근 집값 안정세는 대출규제와 세제 강화, 청약 제도 개편 등 강력한 수요 억제에 따른 효과"라며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는 순간 시장이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