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6월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전세대출 수요가 꾸준한 데다 신규아파트 입주 관련 대출이 늘어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으로 6개월 연속 확대됐다. 증가폭만 보면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적된 가계대출 증가액은 21조3000억원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주담대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달 말 잔액이 62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올해 들어 최대 증가폭이다. 5월 증가액은 2조9000원이었는데, 한달 새 1조가 불어난 것이다.
이는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신규아파트 관련 잔금대출 등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은행권 집단대출 증가 규모는 2조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원이나 불어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7000호로 전월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말 기타대출 잔액은 22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5월 증가액은 2조1000억원 이었다. 통상 5월에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등 소비성 자금 수요로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요인이 제거되면서 지난달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예년 증가규모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상반기 상승폭이 많이 둔화됐다면 6월달 들어 속도 둔화세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원화)은 2조1000억원 늘어난 85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액이 전월(6조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6월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으로 2조2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중소기업대출은 4조3000억원 늘었다. 중소법인에 대한 대출 취급 노력 등으로 전월(5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그 폭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