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업계 M&A ‘폭풍’…3개 분야로 재편
BI업계 M&A ‘폭풍’…3개 분야로 재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IT업체-SAS 등 EI업체-DB제공에 주력 HP
M&A 부작용, 제품 중복 현상 제거 ‘최대 과제’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지난 13일 BI 전문업체 중 하나인 코그노스가 IBM에 전격 인수되면서 BI 시장의 질서가 통째로 재편되고 있다. 비즈니스 오브젝트, 하이페리온, 코그노스 등 기존 3대 BI전문업체의 자리를, 이들 업체를 인수한 오라클, SAP, IBM이 맞바꾸고, BI를 EI 솔루션의 한 분야로 여기는 SAS와 DB 제공에 주력하는 HP 등 3가지 형태로 재편된 것이다.

■퍼즐의 한조각을 찾아라
기존의 3대 BI 전문업체들은 올해 들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이 대형 IT업체에 인수됐다. 지난 3월에는 하이페리온이 오라클에, 10월에는 비즈니스 오브젝트가 SAP에, 그리고 이번에는 코그노스가 IBM에 인수됐다. 이들 업체들의 인수 합병은 최근 BI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 크다.

최근 BI는 단순히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생산하는 과정을 지원한 것에서 나아가 이러한 연계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정보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본래 BI는 DW와 ETL을 기본 인프라로 삼아 DB, 마이닝, OLAP, 리포팅 등의 툴을 사용한 각종 지표생성이 주 역할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점점 고급 데이터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함에 따라 계획수립과 예측, 예산수립까지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의 두뇌’ 역할까지로 발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보여주는 툴에 의존했다. 반대로 자금력을 갖춘 대형IT업체들은 이러한 툴이 마치 잃어버린 퍼즐마냥 절실했다. 결국, 두 업체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연이은 M&A가 성사된 것. 대형 IT업체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통합 BI솔루션을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각자의 길로”
연이은 M&A는 시장의 질서를 급속도로 재편시켰다. 우선 BI 전문업체가 사라진 자리를 이들 업체를 인수한 대형 IT업체가 채웠다. 이들 업체들은 약점으로 지목됐던 부분을 막강한 자금을 이용해 보완한 만큼, 목표로 했던 통합 BI솔루션 업체를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SAS처럼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뒤처지는 업체는 BI 하나에 매달리기 보다는 BI를 EI라는 새로운 개념에 집어넣어 특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I(엔터프라이즈 인텔리전스)는 데이터 통합, Intelligence 스토리지, 분석, BI를 묶어 산업별로 특화된 예측 및 분석능력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HP는 대형 IT업체 못지않은 규모를 지녔지만, 아직까지는 BI에 제공되는 DB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M&A를 통해 DB를 제공받았던 업체들이 모두 사라짐에 따라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HP로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M&A 성공률 10%에 그쳐
M&A가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무조건 채워주는 것은 아니다. 과거 서독과 동독이 통일된 이후, 올림픽에서 오히려 순위가 뒷걸음질 친 것처럼 기업들도 M&A이후 실패한 사례가 적지않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IT기업의 성장 유형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M&A의 성공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의 내부적인 환경을 꼼꼼히 살피고 M&A를 추진하기 보다는 규모를 키우는데만 급급해 성급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위치, 네트워크, 보안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스코는 이러한 M&A 성공률이 무려 70%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시스코는 M&A시 “소규모 기업만 인수한다”, “기업문화가 맞는 회사만 인수한다”라는 두가지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지적했다.

■단일 제품 고수한 업체 만족도가 높아
이번 M&A를 통해 해당 업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제품의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시벨 제품과의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오라클은 하이페리온을 추가 인수함으로써 심각한 제품 중복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상 제품통합에 기술적으로 4~5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고객불만의 증대로까지 이어질 수가 있다.

제품만족도 면에서도 M&A를 통해 성장한 기업의 제품은 상대적으로 단일 제품 아키텍처를 고수하는 업체의 제품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진다. 지난 2월 OLAP서베이가 87개국, 1,679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코그노스가 만족도 부문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67%를 기록한 SAP와 하이페리온(64%), 비즈니스 오브젝트(56%)가 이었다. 오라클의 기존 OLAP 제품인 Discoverer는 50% 미만의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OLAP서베이 측은 “그동안 통합 BI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 M&A를 택해온 대형 기업들의 고객 만족도가 오히려 낮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단일 제품 아키텍처를 고수해 안정된 BI 플랫폼 개발에 주력할 때 고객 만족도는 더욱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