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펀드런', 국내시장 전염되나?
유럽發 '펀드런', 국내시장 전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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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펀드서 107조원 이탈
국내, "당분간 자금유입 지속"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유럽의 '펀드런'(펀드의 자금이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으로의 전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펀드런'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대부분은 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은행-증권업계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3분기동안 유럽지역 펀드에서 790억유로(107조원) 가량이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자금의 움직임은 지난 2000년 인터넷버블 붕괴 때와는 달리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 MMF 등 모든 투자자산이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 여파가 유럽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유럽의 펀드런 현상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우선 은행업계는 유럽의 펀드런 현상이 국내 증시에 전염될 경우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역전될 가능성에 대해 내심 기대를 갖는 분위기다.
강정원 행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상품으로의 예금이탈이 현상이 바뀔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현상을 염두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수년간 지속된 증시활황세로 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인식이 다소 무뎌졌지만 증시가 상당폭 조정을 받게 되면 금융시장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증권업계의 해석은 이와는 상반된다.
증시급락은 매수 기회라는 투자자들의 인식으로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것.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 잔액은 코스피 지수 2000포인트를 벗어났던 11월 9일 이달 들어 가장 많은 7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으며, 이후 연이은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전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도 21일 기준 104조 2,339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0조원 가까이 급증했으며 전체 펀드 설정잔액은 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은 "최근의 자금 흐름은 부동산 및 예금에서 수익이 나는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며 "최근 중국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인사이트펀드로 옮겨가는 것도 펀드시장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일 코스피지수의 급락세가 이어지자 펀드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펀드로 유입되는 이유는 지난 7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국내 증시가 빠른 속도로 회복했기 때문"이라며 "조정기간이 길어지면 국내에서도 펀드런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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